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PA=연합뉴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국회 국정연설에서 "나흘 전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필리핀이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획득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우리의 조국을 번영시키겠다는 꿈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꺾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필리핀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전날까지 필리핀에서는 총 8만204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1945명이 사망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감염자 수가 많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 갈등을 겪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국 남부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둘러싸인 남중국해는 어업권과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인접국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해역이다.

최근 중국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 미스치프 암초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설치하며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두테르테는 이와 관련 "중국도 우리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무기가 있고 우리는 없다"며 "간단하게 말해 중국이 그 부동산(남중국해)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을 해야 하지만 나는 할 수 없다. 속수무책이다. 그것을 기꺼이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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