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택시기사 박씨에 대한 증거를 두고 경찰과 박씨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09년 벌어진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을 재조명했다.

당시 27살이던 양수정(가명)씨는 실종 후 일주일 뒤 배수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택시기사 박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했다. 하지만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018년, 사건발생 9년만에 재수사를 통해 박씨가 재차 체포됐다. 경찰은 동물실험으로 사망시간 미스터리를 해결한 것과 더불어, 기존 증거물을 과학수사를 통해 재분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이 핵심 증거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작진은 경찰로부터 풀려난 박씨를 찾아갔다. 박씨는 "연속극 같은 얘기가 많다. 난 그냥 평범하게 살았다. 채무가 있어서 올라와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빚 문제로 제주를 떠났고 도피나 잠적을 한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씨의 변호인도 경찰의 증거들이 박씨에 맞춰놓은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진술 때마다 내용이 번복되고 달라졌다"고 박씨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또한 박씨가 주장한 경로에서도 박씨의 차량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신을 유기하고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로에서도 박씨의 차량 흔적을 발견했다고도 했다. 물론 박씨 측은 박씨의 차량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찰 측은 박씨의 택시에서 피해자 옷과 유사한 동물털이 발견됐고, 피해자 시신에서도 박씨의 옷과 유사한 면 섬유가 검출됐다며 두 사람 사이에 강한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씨 측은 "애초에 경찰이 피해자 옷을 들이대고 타깃팅을 한 것이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이를 감식했던 전문가는 "증거물 채취하면 타깃 섬유는 극히 일부고 무관한 섬유가 대부분이다. 타깃 섬유 골라내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고 말하며 경찰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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