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강철비2’의 하이라이트는 잠수함 액션도 있지만, 남북미 세 정상이 좁은 잠수함 함장실에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다. 한 나라 지도자의 모습을 벗고 날 것을 보여주는 세 정상들의 이야기가 한반도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우성은 그 장면, 공간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실제로 약간 잠수함 크기와 다르게 세트를 지었지만 그 공간의 답답함이 한반도가 놓인 상황과 같아 보였어요. 그 답답한 화면의 온도와 기후를 다 관객분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 공간이 촬영의 불편함을 준 것보다 필요한 공간이라는 걸 느꼈죠. 그 안에서 남북미 세 정상들의 본모습이 나오거든요. 미국 대통령은 격식이나 예절없이 자기 스스로 본능적 표현을 하고 한경재는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취하죠.”

“‘강철비’ 1, 2편을 찍으면서 대한민국과 북한의 입장을 다시 생각해봤어요. 북한 주민들은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우리는 낼 수 있잖아요. 좀 더 의지와 뜻을 모을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평화를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 논의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과를 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요. 논의를 하다보면 세대가 바뀔테고, 그 세대가 시대에 맞는 선택을 하겠죠. 그래서 논의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정우성은 정치적 소신발언을 하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난민 문제부터 각종 정치, 사회적인 이야기까지. 하지만 정우성은 “정치적 소신발언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한다”고 했다. 연예인이어서 주목받을 뿐, 그는 우리 모두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양 감독님이 ‘변호인’을 통해 정치적인 낙인이 찍혔는데 저는 영화이기 때문에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강철비2’가 정치적 편향에 의해 강조하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할 거예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잖아요. 창작자가 가진 생각을 우리 모두에게 던질 수 있는 도전은 시도해봐야하지 않나 싶어요. 제가 정치적 소신발언을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규정짓는 시선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삶이 정치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정치 한번 잘못하면 우리가 얼마나 큰 고통을 감수해야하는지 알잖아요.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봐요.”

“우리는 사회에 우리 입장을 말할 수 있는 책임이 있어요. 동네에 불편한 점이 있으면 민원 넣잖아요. 그것도 하나의 정치죠. 각자의 자리에서 정치적 발언을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정치적 발언은 정치인이 해야한다? 그건 국민들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가 너무 무거워진 것 같네요.(웃음)”

정우성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영화배우에서 영화인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자신이 연출한 ‘보호자’(가제)를 통해 감독의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깨달았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걸 찾아나가는 것. 정우성이 앞으로도 계속 걸어갈 길이다.

“제가 사람으로 점점 발전한다고 느끼신다면 그건 제가 스스로에게 갇히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 결과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나라는 사람을 완성해가야 하고요. 배우로서 하는 작업들이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제가 얻는 것들이 세상에서 오는 거라면 그만큼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래서 늘 세상사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죠. 그렇게 나를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보호자’를 찍다보니 연출이 적성에 맞다는 걸 느꼈어요.(웃음) 영화가 결과물이 나와서 얼마만큼 많은 분들한테 공감을 받을지는 미지수죠. 하지만 어떤 취향에 있어서 이 영화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완성도만큼은 올려야하지 않나 싶어요. 결국 완성도에 집착해야하는 게 연출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현장마다 상황이 다르고 모든 환경을 연출자가 컨트롤 할 수 없으니 어떻게 판단 전환을 할지 고민하면서 현장에서 연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려고 했죠. 지금은 ‘보호자’ 후반 작업 중이에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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