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팍팍해져서일까.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며 과거로 회귀하는 이른바 '추억여행' 콘텐츠가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KBS2 '불후의 명곡' 제공

지난 2015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추억의 90년대 스타들을 소환해 무대를 재구성하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을 진행했다. SES, 핑클, 터보, 쿨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들의 등장은 반가움을 전했고, 덩달아 당시 음악들이 화제가 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Back to the 90's' 열풍은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다시 점화됐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 이효리와 비가 '국민 MC' 유재석과 함께 프로젝트 혼성그룹 싹쓰리를 결성했다. 

이들은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썸머송 '다시 여기 바닷가'로 음악방송 1위, 음원 1위 등을 차지했다. 단지 세 명의 스타들이 모였다는 것 외에도 90년대 스타일의 여름 댄스음악 스타일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한 점이 주효했다. 거기에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리메이크한 것 역시 한몫을 했다.

싹쓰리가 인기를 끌자 KBS2 '불후의 명곡'에서는 2000년대 초반을 강타한 댄스가수들을 소환했다. 한동안 방송에서 보기 어려웠던 태사자, 자자, 세븐부터 신화의 전진, 채연, 홍경민까지 출연해 반가운 무대를 꾸몄다. 방송 이후 세븐의 '열정', 자자의 '버스안에서' 등이 재조명받았다.

사진=JYP 엔터테인먼트

과거로의 추억 여행은 가요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가수 박진영은 신곡 'When We Disco (Duet with 선미)' 발매 소식을 알렸다. 박진영은 "중학교 때 유로디스코 열풍이 불었다. TV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유로디스코 음악에 중학교 시절 추억이 확 떠올라 이 곡을 만들게 됐다"며 TV를 통해 접한 추억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복고풍의 신곡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피버뮤직은 아이돌 가수들의 조합으로 '2020 쿨 썸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쿨의 '운명' '해변의 여인' '애상' 등을 리메이크해 차례로 공개하고 있다. 가수 보아의 데뷔 20주년을 맞아 후배가수들이 리메이크 음원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사진=KBS Joy '이십세시 힛-트쏭' 제공, 유튜브 스튜디오 룰루랄라 '라떼월드' 캡처

이들의 갑작스런 출연과 무관하게 과거로의 추억 여행을 콘셉트로 한 콘텐츠는 방송 때마다 주목받고 있다.

가수 김희철과 방송인 김민아가 진행하는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는 제목처럼 20세기에 주목받은 올드 케이팝을 소환하고 선보이고 있다. 매회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관련 히트곡들을 소환한다. 또한 원곡자가 출연해 반가움을 전하기도 한다. 

유튜브에서도 이런 흐름은 존재한다.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는 웹예능 '라떼월드'를 지난해 말부터 이어오고 있다. 

가수 허영지가 진행하는 '라떼월드'는 특정 시기에 유행했던 물건, 음악, 게임 등을 가지고 몇년생까지 공감할 수 있는지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MP3, 땅따먹기게임, 캔모아 등 주로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복고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건 동시대를 경험한 이들에겐 추억과 반가움을 전하고, 현 세대들에겐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다가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최근 각종 분쟁이나 사회적 문제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상대적으로 잠잠했다고 생각되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더위가 가시기 전까지는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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