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금메달리스트 김원기씨가 27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55세다.

고인은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 아내와 함께 산행 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이다.

전라남도 함평 출신인 고인은 함평농고 1학년 때 처음으로 레슬링을 시작했고 1983년 국가대표에 처음 선발된 뒤 1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그레코로만형 62kg급에서 한쪽 눈이 퉁퉁 부어오르는 투혼 속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큰 감동을 줬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한 양정모에 이어 2번째로 따낸 금메달이다.

고인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한 채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았다. 빚보증을 잘못 서면서 전 재산을 날리는 시련을 겪기도 했던 그는 2009년 늦깎이로 경희대에서 체육학 박사를 취득하기도 했다. 개인 사업을 해온 그는 현재 전남 함평군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으며 후배 양성에 힘을 쏟아 왔다.

특히 최근까지 교도소 등지를 돌며 무료 강연을 하는 한편, 경찰청 등지에서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한 강의를 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고인은 1989년 전남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20년 후인 2009년 경희대학교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