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김준수가 지금은 실력과 티켓파워를 동시에 지닌 뮤지컬배우로 인정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2004년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멤버 시아준수로 데뷔한 뒤, 2010년부터는 JYJ로 그룹활동을 이어갔다.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아이돌가수가 돌연 뮤지컬계에 발을 들이밀다보니,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실력도 없이 티켓파워만 노린다' '공연배우들 자리를 뺏는다'는 식의 비판을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운명처럼 '모차르트!'를 만난 그는 보란듯이 실력으로 비판을 잠재웠고, 지금은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숱한 아이돌들에게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 됐다. 김준수 역시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하며 앞으로도 실력있는 가수들의 뮤지컬 도전이 환영받았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은 아이돌들도 자연스럽게 영화나 드라마, 혹은 뮤지컬을 하는게 존중받고 환영받고 있지만, 제가 할 때만 해도 환영받지 못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가수 출신으로 뮤지컬 무대에 섰다가 비판받은 분들도 많았고. 그래서 두렵고 걱정도 많았어요. 아마 '모차르트!' 아닌 다른 작품이었다면 당시에 뮤지컬 데뷔를 거절했을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노래를 듣고 무대를 하는 것만으로 위안받고 행복하겠다 싶어서 용기얻고 했었죠"

"후배 아이돌들의 진출을 보면 뿌듯하죠.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로도 너무 감사해요. 계속 더 존중받고 환영 받았으면 좋겠어요. 뮤지컬시장이 더 커지면 그런것에 대해 더 거리낌없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김준수의 무대를 본 팬들이나 동료 배우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내일이 없이 한다". 그만큼 매번 무대에 설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펼친다는 방증이다. 보는 사람이 걱정될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그의 원동력은 그저 "매번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처음 할 때부터 영숙 누나가 '내일이 없이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발화될 것처럼 한대요. 내일도 공연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하시더라고요. 전 그냥 열심히 하는 걸 보고 기분 좋으라고 해주신 말로 생각했거든요. 근데 매번 작품할 때마다 그런 말을 들어요"

"박강현 배우도 처음 '데스노트' 무대 보고서 '형은 모든 걸 다 쏟아내서 한다는게 느껴져요'라고 하더라고요. 다 마찬가지 아니냐고 하니까 저만 뿜어내는 그런게 있대요. 팬분들도 그런 점을 좋아해 주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전 아직도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전 그냥 매번 최선을 다하는 거죠. 실수없이 하려고 노력해왔어요. 걸음걸이 하나, 제스처나 표정 하나까지도. 어떤 뮤지컬을 해도 끝나면 모든걸 쏟아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적이 없어요. 그럴 수 있는건 뮤지컬을 보러 찾아와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죠. 특히나 요즘같은 시기에 와주시는걸 보면 더더욱 감사해요. 좋은 무대로 돈 아깝다는 생각 들지않게 해야한다는게 숙명처럼 느껴져요"

어떤 분야든 '10년'이라는 시간은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암묵적 지표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뮤지컬 데뷔 10주년을 맞은 김준수 역시, 알게 모르게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남지 않은 '모차르트!' 공연을 대하는 그의 각오를 들어본다.  

"필모를 보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해요. 또 예전엔 다 형·누나였지만 지금은 제가 형·오빠 소리를 많이 들어요. 이제 중간 나이쯤 된 것 같아요. 또 배우분들 중에 저를 보고 뮤지컬배우를 꿈꿨다는 얘기를 들을때도 있어요. 같은 대학, 학과 졸업생 배우분과 공연을 한다거나 그럴 때 '오래 해왔구나' 느끼죠"

"안전하게 무사히 마지막 공연까지 올려지는게 바람이에요. 그 안에서 저는 저대로 디테일을 계속 찾아가야겠죠. 매번 할때마다 감정이 다른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울컥하고 어떤 때는 행복하게 들어요. 그래서 반항아처럼 화낼때도 있고 울음이 먼저 터져서 애원하면서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게 또 뮤지컬의 묘미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도 보실때마다 관점이 달라지고 시각이 달라지시잖아요"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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