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공동 10위)은 31일(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2그룹 결승전에서 폴란드(22위)에 세트스코어 0-3(19-25 21-25 21-25)으로 패했다. 세트스코어와 별개로 내용면에서는 팽팽한 접전이었다.

앞서 대표팀은 3주에 걸쳐 열린 조별리그에서 8승 1패를 거둬 1위로 조별리그 1∼4위 팀이 겨루는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전날에는 준결승에서 독일을 상대로 0-2로 뒤지다가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폴란드를 상대한 것은 세 번째다. 조별리그 2주차 경기에서는 3-1, 3주차 경기에서는 3-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세 번째 대결이자 가장 중요한 이날 결승전에서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고, 폴란드의 높이에 밀렸다.

폴란드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3㎝로, 한국(179㎝)보다 4㎝ 크다. 폴란드는 특히 블로킹에서 14-8로 한국을 크게 앞섰다.

 

1세트에서는 중반까지 팽팽했다. 한국은 초반 6-8로 뒤지다가 김연경(29ㆍ중국 상하이)의 블로킹, 양효진(28ㆍ현대건설)의 공격 득점과 상대 범실 등으로 내리 4점을 얻어 10-8로 역전했다. 하지만 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15-15의 동점을 허용했고, 상대 높은 블로킹에 막히면서 15-20으로 밀린 뒤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좀처럼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3~4점 차로 계속 리드를 허용하다가 20-21의 1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이후 다시 점수 차가 벌어졌다.

3세트 초반은 완전한 한국의 우세였다. 김연경의 연속 서브 에이스와 양효진의 블로킹 등으로 7-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좋은 흐름은 오래 가지 못했다. 폴란드가 탄탄한 리시브를 과시하며 속공과 이동 공격 등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13-13 동점이 됐고, 결국 13-14로 역전을 당했다. 한국은 20-20 동점을 이뤘지만,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20-22로 밀린 뒤 결국 마지막 세트까지 내줬다. 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5득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비록 목표로 했던 우승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한국 여자 배구는 희망을 봤다.

2014년에만 해도 1그룹에서 뛰었던 한국은 대한배구협회가 재정 등을 이유로 월드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 차기 대회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원래대로면 최하위 그룹인 3그룹에서 승격 경쟁을 해야 하지만 FIVB는 한국의 세계랭킹을 감안해 올해 2그룹 출전을 허락했다. 유럽과 한국, 다시 유럽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선전했다.

 

사진=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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