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악의 화신으로 돌아왔다. 지난 5일 개봉해 200만 돌파에 성공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이정재는 핏빛 가득한 악인 레이로 분해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가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호흡한 황정민, 악역 레이, 그리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황정민과 이정재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신세계’에서 서로 형, 동생했던 이들은 ‘다만악’에서 총과 칼을 겨누며 치열한 싸움을 펼친다. 그들의 재회에 ‘신세계’가 다시 생각난다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이정재는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홍콩영화나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같은 배우들이 다른 역할로 만나지 않나. 솔직히 ‘신세계’와 비슷해보일까봐 걱정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장르, 캐릭터, 이야기 모두 다르니까 관객분들도 크게 염려하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초반에 황정민과 이정재가 ‘신세계’ 이후 다시 만났다고 홍보를 하더라.(웃음) ‘다만악’에서 저희 둘은 완벽하게 다른 옷을 입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

“’다만악’에서 레이는 빈 공간이 많은 캐릭터였다. ‘도대체 쟤는 무슨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호했다. 왜 악인이 되려는지 레이에겐 중요했다. 그래서 레이가 살인을 하는 게 일상처럼 보이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고 형의 장례식장에서 검은 옷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태국 갱스터에게 돈을 건넬 때 검은 봉지에 담아 주는 것 등을 설정했다.”

이정재가 말한대로 레이는 살인의 목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먹이가 생기면 앞뒤 없이 달려드는 맹수처럼 달려든다. 레이에게 살인을 해야할 목표가 필요했고 그 먹이는 바로 인남(황정민)이었다. 레이의 독특한 세계에 이정재는 빨려들어갔다.

“레이의 등장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관상’ 등장 신이 생각나신다는 분도 많은데 그만큼 레이를 드러내는데 중요한 장면이었다. 시나리오상에서는 레이가 인남을 쫓아가는 이유가 부족했다. 그래서 첫 등장으로 그의 성격을 보여줘야했다. 형의 장례식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게 아니라 인남이라는 사냥감이 생겼다는 것에 명분을 찾고 검은 상복을 입지 않고 즐겨입는 옷을 걸쳐 터벅터벅 걸어가는 걸 연기했다. 누구에게나 첫인상이 중요하지 않나. 관객분들에게 레이의 강한 첫인상을 심어드리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서 악역이 많이 들어오긴 한다.(웃음) 극에서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캐릭터가 젊은 사람보다 나이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나. 최근에 형사, 깡패, 국정원 요원 등 거친 역할을 제안 받곤 한다. 관객분들이 제가 악역을 일반적이지 않게 표현하려고 해서 좋아하시는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다만악’에서 황정민과 이정재는 거침없이 액션을 펼친다. 이정재는 “50이 된 사람들이 정말 힘들게 액션을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다만악’의 액션은 비주얼적으로, 기술적으로 관객들이 만족할 내용물을 만들어냈다.

“대부분 태국에서 액션을 촬영했다. 정말 힘들었다. 너무 덥기도 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촬영 끝나면 정민이 형과 저는 탈의 신도 있어서 개인 훈련에 들어가야했다. 50 먹은 사람들끼리 할 일은 아닌 것 같다.(웃음) 나이 먹어도 효과적으로 액션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정민이 형과 처음 결투하게 되는 장면이 제일 힘들었다. 2주 동안 연습하고 전체 분량을 찍는데 또 2주 걸렸다. 이번 영화의 액션 포인트는 타격감이다. 새로운 액션에 정민이 형과 저는 흥미로웠다. 액션 촬영을 하다가 어깨가 파열됐는데 지금도 어깨 위로 팔꿈치가 잘 안 올라간다. 앞으로 손 뻗는 것도 쉽지 않다. 촬영할 때 수건을 겨드랑이에 끼고 압박붕대를 감아 액션을 했다.”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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