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통해 '국민 남사친'으로 거듭난 박서준이 올 여름 '청년경찰'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인터뷰로 만나본 박서준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담백함'이다. 박서준은 높은 인기에도 전혀 들뜨는 법이 없었다. 프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연기엔 자신감이 가득하지만, 그 뒤엔 진지함과 책임감이 가득하다.

 

박서준은 8월 9일 개봉하는 '청년경찰'에서 경찰대생 기준 역을 맡아 강하늘(희열 역)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청년경찰' 속 박서준은 유쾌한 코미디, 몸 사리지 않는 액션, 강하늘과의 찰떡 호흡, 진지한 경찰대생의 꿈 등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20대 초반의 신선함과 풋풋함을 표현하려 했다. '여기서 웃겨야지' 그런 생각 없이, 매 신에 맞게 좋은 호흡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코미디란 내가 웃기는 게 아니라 상황이 주는 웃음인 것 같다. 관객의 입장에서 공감되거나, 혹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을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청년경찰'이 재기발랄하고 젊은 코미디로 거듭난 데는 배우들의 공이 크다. 박서준은 "극에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애드리브를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김주환 감독은 두 배우의 에너지로 그려내는 부분을 중요시했다. 

"지문과 영상 구현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지문에 써 있어도 영상으로는 몇 초가 될지 모르니까. 새로운 상황을 창조해냈다기보단 그 틈을 호흡으로 채웠다. 지루할 틈 없는 속도감과 톤 앤 매너를 지닌 영화라 그에 맞게 하려고 했다. 여배우와 로맨스를 연기할 때와는 달리, 같은 남자인 강하늘과는 또다른 공감대가 있어서 이를 확장시켰고, 반복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보니 대본에 쓰여진 이상으로 대사를 한번씩 더 해 주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청년경찰'을 통해 배운 것이 있느냐", "'청년경찰'을 새로운 도전으로 봐도 되는거냐"는 질문에 박서준은 깊게 생각했다. 왜 답변이 쉽게 나오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현장을 갈 땐 배우러 간다기보단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배운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프로의 마인드는 아닌 것 같다. 내가 맡은 역할은 나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그 역할을 맡은 사람이 한 연기가, 어떻게 보자면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얘기에 휘둘리기보다, 완벽히 소화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려 한다."

'청년경찰'을 함께한 강하늘 역시 박서준에게 가장 부러운 점으로 '자신감'을 꼽았었다. 자기확신에 찬, 믿음직한 성미가 부럽다고 했다. 이는 박서준이 신인시절 들었던 말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 감독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있다. '그거 아니야, 다르게 해'란 말을 듣는다고 해도, 그게 죽어도 아닌 것 같다면 소신을 지키라고 하셨다. 하지만 결과를 확인하고 생각과 다르게 나온다면 다른 사람의 충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는 거다. 아무리 주변에서 도움되는 말을 해 주더라도, 당사자 본인이 느껴야 안다고들 하잖나. 그래서 나도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이유에서 배우는 자세는 지양하지만, 비중있는 주연으로 나서는 첫 영화를 찍으며 배운 점은 분명 있다. 박서준은 '주연배우'로서의 권위의식이나 부담감은 없지만 현장에서의 역할에 대해선 중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다같이 한 배를 타고 작품을 만드는 입장이라곤 하지만, 연기자가 찍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포커스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 그렇기 때문에 나 하나 때문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현장이 재밌어야 한다고 느끼는 이유도, 오래 촬영하면 피곤할 수밖에 없는데 그 안에서 웃을 수 있어야 서로들 힘이 되니까. 이건 배우로서라기보다, 사회인으로서 배우는 점인 것 같다."

'청년경찰'에서 기준과 희열은 패기 넘치게 경찰대에 들어오지만, 생각과는 다른 학교생활에 실망하기도 하고 다른 진로를 찾아야 하는 걸까 고민도 한다. 박서준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계속해 오디션에 낙방했을 때 배우를 하는게 맞는지 생각했었다. 지금은 많이들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게 표현하고 싶은데 내가 어디까지 가능할까'에 대해 계속해 생각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지금과 같은 '대세' 배우로 우뚝 섰다. 평소 자신에 대해 엄격한 편이라는 박서준은 "가장 기쁜 칭찬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담담하게 답했다.

"좋은 말보단 오히려 단점이나 타당한 지적을 받았을 때 기억에 오래 남는다. 연기는 당연히 이렇게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칭찬은 쑥스럽고 부끄럽다.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 더 발전해야 하는 것 같다."

배우를 비롯해, 업계에서는 대본을 두고 '책'이라고 표현한다. 계속해 노력하는 박서준의 스승은 역시 대본이다. 

"처음엔 대본을 왜 '책'이라고 할까 싶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 연기를 하다보면 내게도 또다른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대본을 통해 얻는 지식도 있다. 또 더 좋은 연기를 위해 내가 찾아보고 조사해야 하는 것도 있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