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연출 박현석/기획 스튜디오드래곤/제작 에이스팩토리)가 이창준(유재명)의 내레이션과 함께 포문을 열었다. 시즌1 흑막의 설계자 이창준의 죽음으로부터 2년 뒤 황시목(조승우), 한여진(배두나)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각자 다른 진영에 앉아있는 것 같지만, 이창준의 내레이션에서 읽을 수 있듯 시즌2에서도 황시목과 한여진이 나아갈 방향성은 바로 ‘진리’. 첫주 방송에서는 조직의 논리 속에서도 결코 쉽게 꺾이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초 검경 수사권이라는 화두를 드라마로 끌어오면서부터 ‘비밀의 숲2’에는 우려의 목소리와 기대가 혼재됐다.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를 다룬다는 건 자칫 균형 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비밀의 숲’ 지난 시즌을 통해 사회 문제를 통찰력있게 다룬 이수연 작가에 대한 믿음이 뒤섞였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첫 방송. 우선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 전혜진-최무성, 평행선 위의 검경

‘비밀의 숲2’은 검경 수사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게 옳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이들이 속한 조직의 이권 다툼을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직에 충실한 최빛(전혜진), 우태하(최무성)에게서 결코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지를 확연히 들여다 보인다.

최빛은 통영익사사고 유가족을 찾아가 유류품을 내밀며 위로를 건네는 듯 하지만 정작 슬픔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그녀의 관심은 해당 사건이 동부지검의 전관예우로 인해 졸속처리 됐으며, 수사권을 검찰이 독점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를 언론에 보여주는데만 쏠려있다. 때문에 최빛의 수단과 방법에는 거침이 없다.

우태하 역시 최빛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태하는 수사권이 검찰의 고유권한이라는 독선에 빠져 있는 인물이다. 황시목(조승우)을 대검으로 처음 불러들인 자리에서 우태하는 “이건 우리한테 영토 분쟁과 같은 거니까 우리가 주인이고 실효 지배를 하고 있으니까”라며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단언하는 모습을 보였다.

 

▲ 치열해진 검경의 셈법,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

시즌1은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로 매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가 시청자를 압도했다. 하지만 시즌2의 전개는 그 향방을 더욱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큰 틀을 맞춰가는 부수적인 사건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

협의회를 도출하는 단초가 된 통영익사사고가 첫번째 사건이라면, 두번째는 최빛이 연관된 새곡지구대 경사 자살사건이다. 서동재(이준혁)은 검찰 전관예우 관행을 폐해를 짚어낸 최빛이 서장이던 시절 무마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 사건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며 우태하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다. 여기에 우태하가 서동재와 함께 황시목에게 사건을 맡아볼 것을 지시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검경이 처음 만나기 이전부터 서로의 ‘맹점’을 공략하기 시작한 가운데, 협의회 구성에도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속속 포착됐다. “조직의 이기를 피하기 위해서 전담부서는 배제키로 했다”고 했지만 우태하와 최빛은 각각 법제위와 혁신단 인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우회로’를 선택했다. 최빛은 정보부 부장이기도 한 자신과 용산서 소속으로 혁신단에 파견을 나와있는 한여진을 협의회에 포함시켰다. 우태하는 원주지청 소속으로 황시목을 둔갑시켰고, 로비 창구로 쓰여 구설이 많은 법사위 전문위원이자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사현(김영재)를 소환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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