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입단한 선수들에게 붙여진 ‘유망주’는 신인 선수들에게 영광의 이름으로 통한다. 하지만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해 애증의 존재로 전락해버린 '만년 유망주'란 타이틀은 불명예 자체다. 최근 KBO에서 팬들의 관심 밖에 머물러 있던 만년 유망주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두산 오재일

2005년 2차 3라운드로 현대에 지명된 12년차 내야수 오재일은 187cm 95kg 건장한 체격으로 거포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잠재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2012년 이성열과 1대1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 요원이라기보다 주로 백업으로 활용되며 입지를 굳히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66경기에서 무려 14홈런을 터뜨려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그는 12경기에 나서 타율 0.516 2홈런 8타점을 기록, 타격 랭킹 1위에 올라 있다.(4월 18일 기준)

  

롯데 김문호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대표로 활약한 김문호는 2006년 2차 3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정확한 타격 능력을 자랑하며 기대주로 주목 받았지만 꾸준히 부상에 시달리며 2014년까지 7년 동안 채 600타석에도 들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지나 지난 시즌 93경기 타율 0.30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며 올해 1군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10경기 타율 0.514 5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랭킹 2위(4월 18일 기준)에 올라 롯데 상승세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KIA 김주형

2004년 초고교급 야수로 평가 받고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주형은 초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그 기대감은 ‘제2의 김동주’라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10시즌 통산 타율 0.214 42홈런에 그친 그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주 포지션인 3루엔 국가대표 출신 이범호가 버티고 있어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주형은 유격수로 포지션을 전환해 마지막 도전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 번도 시즌 100경기 이상,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그는 18일까지 12경기 타율 0.356 4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타율, 홈런 1위에 올랐다.

  

SK 정의윤

2005년 LG에 입단한 이후 정성훈, 이진영, 이병규 등 베테랑 외야수에 밀려 10년 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정의윤은 부산고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데뷔 후 8시즌동안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리그 최고의 4번 타자로 우뚝 섰다. 이적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지난해 7월, 장타력을 갖춘 우타자가 필요했던 SK는 트레이드를 통해 그를 영입했다. 후반기에 영입돼 시간이 짧았지만 정의윤은 59경기 14홈런 44타점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하며 2016시즌 SK의 4번 타자로 임명됐다. 올 시즌 타격감도 좋다. 18일 기준 14경기 타율 0.273 4홈런 19타점을 기록, 타점 1위와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사진 출처: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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