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씁쓸함을 노래한 '겨울 나그네'는 가을과 겨울의 길목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클래식 넘버 가운데 하나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9월, 특별한 '겨울 나그네' 무대가 관객을 초대한다.

롯데문화재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공연계 활성화를 도모하고, 연주자와 관객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무관중 온라인 공연 지원 사업 ‘음악은 계속 된다(Music Keeps Going)’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9월 2일 오전 11시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모놀로그와 함께하는 겨울 나그네’는 바리톤 조규희와 배우 서태화가 함께 꾸민다.

음악과 모노드라마가 어우러져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에 담긴 드라마틱한 요소를 더욱 강조하는 이번 공연은 한국인 최초로 오사카 프란츠 슈베르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조규희의 창에 연극배우 서태화가 독백 형식의 모놀로그를 삽입해 선보이는 특별한 콜라보 무대다.

총 24개의 노래로 이뤄진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연가곡으로 1827년 그의 나이 30세 때 만들어졌다. 비교적 대중에게 친숙한 가곡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음울하면서도 비극적인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추운 겨울 방랑의 길을 떠난다.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들판을 헤매는 청년의 마음은 극한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 허덕이고 그런 그에게 눈에 까마귀, 숙소, 환상, 도깨비불, 백발과 같은 죽음에 대한 환영이 마음속에 드리운다.

배우 서태화(왼쭉)와 바리톤 조규희

연극과 음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유기적으로 진행될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의 감정을 증폭, 공연의 감동을 배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초 배우의 독백과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가곡 음반을 발매한 조규희는 깊이 있는 성악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독일 예술가곡은 어렵다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관객들에게 친숙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응축된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또한 2016년 롯데콘서트홀 ‘세종솔로이스츠 반 고흐 오마주’ 공연에서 반 고흐의 동생 테오 역으로 분해 정제되면서도 호소력 있는 음성으로 내레이션을 선보였던 서태화가 이번 공연의 모놀로그를 맡아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피아노 반주는 정호정이 맡는다.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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