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리얼리티'라면 걱정부터 앞선다. 자극적인 설정과 출연자 간 기싸움, 사랑을 찾아서가 아닌 '홍보성' 출연이었단 것을 알게 됐을 때의 허무함까지. 다양한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찔한 소개팅' 이후 5년만에 돌아온 엠넷 연애예능 '내 사람친구의 연애'(이하 '내사친')는 보다 진정성 가득하고 설레는 방송을 자신했다. 7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윤신혜 PD, 이진아 PD, 송경혁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사친'만의 포인트를 정리했다. 

1. '내사친'엔 조작이 없다 

'우리 결혼했어요' '님과 함께' 같은 가상결혼부터, '짝'이나 '아찔한 소개팅' 등 연애 예능은 늘 '조작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미 대본이 있고, 제작진이 의도하는대로 프로그램을 전개한다는 의혹이 있었던 것이다. '내사친' 측은 실제 친구들을 출연자로 섭외했기에 리얼한 방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윤: 프로그램에서 가장 염두에 둔 건 진정성이다. 연애감정을 다루는 프로그램에 늘 진정성 논란이 있다보니 리얼한 스토리를 어떻게 공감대 있게 다룰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남사친, 여사친이 출연하다보니 어떤 조작을 할 수 없겠더라. 그 감정은 진짜인 거다. 실제 친구끼리 출연하는데 어떻게 의도된 목적으로 조작하겠나. 

출연자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같이 나오는 남사친, 여사친과 비슷한 유형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여사친이 이상형 아니냐고 물어보면 '어? 그러네요?'라고 놀라더라. 처음부터 연인으로 발전되고 싶어 서로를 사귀었다기보단,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들끼리 친구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런 '사친' 관계가 유지되다 남녀관계로 발전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2. '내사친'엔 홍보가 없다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화성인 바이러스'같은 별난 출연자 섭외 예능까지.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예능들은 늘 '홍보 논란'에 휩싸였다. 상대방과 연애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연예계 데뷔를 위한 출연이라든지, 쇼핑몰 홍보를 위한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기도 했던 것이다. '내 사람친구의 연애' 1기의 경우, 아이돌그룹 세븐틴 멤버인 부승관의 누나 부진설 씨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 여러 유형의 남사친 여사친을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연자를 섭외했다. 부진설 씨와 '남사친'의 경우는 소꿉친구, 동갑내기가 아닌 학원에서 선생과 제자로 만난 사이여서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부진설 씨가 부승관의 누나란 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녹화를 마쳤다. 예고편에서 부승관의 팬들이 알아보다보니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기사화도 됐던 것 같다. 

사실 (기존 연애 예능처럼) 커플 매칭 시 상품이나 상금을 받게 할 수도 있었는데,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런 장치도 없앴다. 돈을 걸면 어떤 목적성을 띠고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연자를 모집하다보니, 이런 기회로 여행을 온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설레하는 남사친 여사친들이 많더라.

3. '내사친'엔 표절은 없다 

현재 채널A의 연애 예능 '하트시그널'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트시그널'은 청춘 남녀가 '시그널 하우스'에서 한달 동안 동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관찰예능 식으로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관련해 '내사친'과 프로그램 구성 면에서 일부 비슷해보인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다. 

윤: 출연자를 찾느라 '내사친'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어느정도 구성을 잡은 상태에서 '하트 시그널'이 방송됐다. 우리는 비슷하다고 생각진 않는데, 시청자에게 그렇게 보일 순 있다고 본다. '내사친'의 경우 8명의 친구들끼리 커플지수가 가장 높아보이는 팀을 투표하는 식으로, 다양한 코너가 있다. 

송: '하트시그널'이 낯선 장소에서 낯선 출연자 간 이뤄지는 판타지라면 '내사친'은 본래 친구인만큼 익숙한 관계란 점이 다른 것 같다. 다양한 관계의 남사친, 여사친들이 있는데 이들을 보며 시청자들이 감정이입,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4. '내사친'엔 악마의 편집이 없다 

엠넷 리얼리티는 높은 화제성만큼이나 '악마의 편집' 논란에도 수차례 올랐던 바 있다. 그러나 '내사친' PD들은 '악마의 편집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 악마의 편집은 없다. 일반인 친구들이기도 하고, 이 친구들의 감정을 순간순간 풀어줘야 다음에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악마의 편집이 안 되는 구성이다. '내사친' 출연자들에게 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낼테니 솔직히 얘기해달라고 얘기했고, 이들도 솔직히 얘기해준다. 

윤: '내사친'은 리얼리티다. 저희도 예상하지 못했던 얘기들이 툭툭 튀어나와서 현장에서 많이 놀랐다. 현실이 더 드라마같단 얘기를 많이 하지 않나. 드라마 대본을 써도 이렇겐 안 나오겠단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더 연예인을 개입시키지 않고 일반인으로 진행한 부분도 있다. 사랑은 예측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매일매일 깨닫고 있다. 

5. 왜 '남사친 여사친' 열풍일까? 

'사람친구'는 최근 등장한 신조어로, 지난달 SBS도 3부작으로 파일럿 예능 '미안하다 사랑하지 않는다-남사친 여사친'을 방송하기도 했다. 왜 '사람친구'가 현재 방송에서 주목받고 있을까. 

이: 사랑이냐, 우정이냐 그런 얘기는 계속해 있었던 것 같다. '내사친'의 경우는 처음부터 남사친 여사친 소재를 쓰자는 것보다는, 연애 프로그램 기획 중 이렇게 흘러온 경우다. 요즘 친구들이 예전보다는 더 개방적이고, 남녀가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고 발전해 연인이 되기도 하다보니 그런 것 아닐까. 

송: 친구란 말의 범위가 너무나 넓지 않나. '사람친구'란 말은 친구란 범위에서 더 좁혀진 게 아닐까 싶은데, 요즘 친구들의 개방적인 면모가 반영된 것 같다.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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