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조금씩 극복하고 있는 영화계가 다시 한번 위기에 처했다. 개봉 연기, 극장 관객 감소 등에 이어 영화 촬영 연기, 영화제 개최 여부 논의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개봉작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일제히 개봉 잠정 연기했다. 3개월 뒤 '반도’ '강철비: 정상회담’ 그리고 400만 돌파에 성공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영화계에 숨통을 틔웠다. 하지만 이제 조금 숨을 쉬려고 하니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욱 강화됐다.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오! 문희’는 3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고 9월 2일 개봉을 강행했지만 동시기 개봉작이었던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 주연의 영화 ‘돌멩이’는 9월 30일로 개봉일을 옮기고 언론배급시사회도 취소했다. 다른 영화들도 일제히 오프라인 시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선전하고 있지만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29∼30일) 동안 영화관을 방문한 관객은 35만174명으로 직전 주말(22∼23일)의 37만462명보다 소폭 줄었다. 광복절 연휴였던 그 전 주말(15∼16일)의 125만3404명보다는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사진='테넷' '비상선언' 포스터

‘테넷’을 이을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9월 10일 개봉하는 ‘뉴 뮤턴트’와 17일 개봉하는 '뮬란'이다. 이들이 선전할 것이란 보장도 없고 코로나19가 그때까지 나아질 거란 확신도 없다. 신규 확진자 수는 매일 200~300명을 유지하고 있다. 십의 자리로 신규 확진자 수가 떨어져야 그나마 조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31일 쇼박스는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뭉쳐 기대를 모았던 영화 ‘비상선언’이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촬영 잠정 중단 선언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난 5월 크랭크인한 ‘비상선언’은 안전에 유의해 촬영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쇼박스는 “‘비상선언’은 배우, 스태프의 안전을 위해 일정을 진행할 수 있을 때까지 촬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단 기간 동안 철저하게 준비해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에 참여한 한 관계자가 외부에서 확진자와 접촉했고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제작사의 요청으로 촬영 지속 여부 검토했고 결국 촬영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싱글리스트DB

전주국제영화제가 언택트 방식으로 행사를 치른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도 개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10월 개최될 부산국제영화제도 일부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좋지 않아 “개최 여부에 대해 논의를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11일 개최 여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된다면 극장은 운영되지 못한다. 영화 촬영 또한 중단된다. 이 시기에 영화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코로나19 여파가 잦아들길 기다리는 것 뿐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승리호’도 개봉을 연기했다. 영화계가 가을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