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고 술을 마신다. 나홀로가 편하고 돈도 들지 않아서다. 2명 중 1명은 결혼계획, 자녀계획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현실의 삶이 팍팍해서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한국고용정보원과 청년희망재단은 10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영민 숙명여대 여성 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팀의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5월29일부터 한 달간 만 19~34세 청년 1578명을 세 그룹(대학생 516명, 취업준비생 535명. 취업청년 527명)으로 나눠 취업 및 고용, 자기계발, 가족·인간관계, 금융·채무 등 8개 영역을 심층 분석했다.

취준생 68%가 ‘혼밥’과 ‘혼술’을 선호한다고 했는데, ‘혼자가 편해서(60.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좀 더 들여다봤더니 취준생 92.9%가 최근 한 달간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46.5%는 극단적인 분노를 느꼈고, 45.4%가 우울증을 앓았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74.2%는 인간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혼·자녀 계획도 희박했다. 취준생의 절반이 넘는 51%는 결혼 의향이 없었고, 취업을 했더라도 44%는 자녀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자녀 계획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금전(29.7%), 양육의 어려움(15.5%), 힘든 삶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14.2%) 등을 꼽았다.

청년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은 공공기관(대학생 31.6%, 취준생 37.9%)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은 급여수준(대학생 36.4%, 취준생 39.8%)이었으며 안정성·직무적합성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은 취준생들이 들어가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15.1%로 공무원(23.2%)·중소기업(17.9%)보다도 낮았다. 취업 장벽을 몸소 경험하다 보니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하겠다는 청년도 5%가량 됐다.

연봉 기대치도 갈수록 낮아졌다. 대학생들의 취업 후 기대연봉은 평균 3891만원이다. 취준생은 3005만원으로 대학생 시절보다 줄어들었다. 취업 후 실제로 받는 연봉은 그보다 더 적은 평균 2970만원이었다.

취업에 성공해도 삶은 여유롭지 않았다. 취업한 청년 37.3%가 주당 평균 2회 이상 야근을 했고 주된 여가방법은 ‘수면’이었다. 취업한 청년 49.7%가 “아픈 곳이 있지만 치료를 미뤘다”고 답했다. 본인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사람은 26.8%에 불과했다. 응답자 가운데 35.1%만이 현 직장에 만족했다. 85%는 이직을 고민하고 60.9%는 현재 연봉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스스로 매긴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100점 만점)는 대학생이 평균 53점, 취준생이 46점, 취업한 청년이 54점이었다. 미래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대학생이 62점, 취준생이 56점, 취업청년이 62점으로 조금씩 올라갔다. 현재에 비해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출처=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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