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베르테르’가 지난 1일 대단원의 막을 올린 가운데 순애보 아이콘 5인이 우수 짙은 가을을 부르고 있다.

올해로 창작 2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베르테르’는 클래식한 무대 연출, 음악, 연기가 삼위일체를 이뤄 첫사랑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극의 배경인 도시 발하임을 거대 화훼산업단지로 설정한 작품은 노란 해바라기를 전면에 내세워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이 ‘롯데’만 바라보는 ‘베르테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서정성 짙은 음악은 챔버 오케스트라로 애잔하고 깊이 있는 선율을 담아 ‘베르테르’의 고뇌와 사랑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작품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했다.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캐스트로 돌아온 20주년 기념 공연은 개막 전부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롯데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 역을 맡은 엄기준, 카이, 유연석, 규현, 나현우는 베르테르의 사랑을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까지 6번째 시즌에 걸쳐 베르테르를 맡은 그는 ‘베르테르 장인’답게 무대에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마음속 깊이 꾹꾹 눌러 담은 롯데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절제된 감정과 먹먹하고 가슴 저린 연기로 그려냈다. 카이의 베르테르는 사랑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로맨티스트다. 특히 편안하면서 깊이 있는 보이스로 클래식의 정수를 선보이며 차분하고 세련된 감성으로 여운을 남겼다.

유연석은 롯데를 향한 설렘, 열정, 갈망, 고뇌 등 복잡한 감정을 대사, 감정, 눈빛, 몸짓 하나하나에 섬세하게 담아내 아슬아슬한 사랑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규현은 더욱 깊어진 애절한 감성으로 5년 만에 ‘베르테르’ 무대에 섰다. 자신의 사랑을 믿고 소신 있게 롯데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지만 결국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아픔에 무너져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올곧은 순정을 가진 베르테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극장 첫 주연을 맡은 나현우는 첫사랑에 대한 설렘을 공감하게 하는 베르테르로 무대에 섰다. 수줍어하면서도 사랑을 위해 패기 있게 직진하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베르테르로 첫사랑의 희열과 이루지 못한 사랑에 오열하는 모습을 순수하게 그려내 풋풋한 남주를 만들어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두 남녀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독일 대문호 괴테의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작가 고선웅의 감각적인 각색을 통해 무대에 옮겼다. 2000년 초연된 이후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로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은 11월 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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