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진실방의 감춰진 진실'에서는 충주 성심맹아원에서 사망한 11살 고 김주희 양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조명했다.

 

김동필 김정숙 부부는 시각장애 1급,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이라는 뇌전증을 앓고 있던 주희양과 역시 시각장애우인 언니를 성심맹아원 기숙사에 맡겼고, 1년 정도 지난 후 2012년 11월 8일 새벽 갑작스러운 주희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됐다. 처음엔 배움의 터전에서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으나 아이의 시신을 확인하곤 목뒤, 골반 등 여기저기에 난 상처에 두 눈을 의심했다.

하나. 매주 주말 주희 자매를 집으로 데려갔던 부부는 사망 1주일 전 맹아원의 원장 수녀로부터 “너무 극성이다. 다른 아이들 부모처럼 2주에 한 번씩 오라”는 전화를 받고 예정했던 맹아원 방문을 포기했다. 그 다음날 주희는 골반에 난 상처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맹아원 측은 이를 알리지 않았다가 추후 “아주 경미한 밴드쓸림 현상으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밴드쓸림 상처가 아님을 주장했다. 결국 주희는 며칠 뒤 싸늘한 주검으로 나타났다.

둘. 맹아원 설명과 달리 자다가 죽은 것이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한 죽음이 의심되는 흔적이 보였다. 최초 검안의는 방송에서 질식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주희의 사인은 불명이었다. 사망한 주희를 최초로 발견한 담당 교사가 묘사한 주희의 모습은 기이했다. 의자 위에 무릎을 꿇어앉은 상태로 목이 의자 등받이와 팔걸이 사이 틈에 껴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자세인지, 제작진은 해당 담당교사의 진술에 맞춰 당시 주희의 자세를 3D시뮬레이션 기술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구현해봤으나 그런 자세는 나오질 않았다.

셋. 주희가 사체로 발견된 지 8시간이나 지났음에도 112에 신고가 돼 있지 않았고, 주희는 의자에서 이미 침대로 옮겨진 상태였으며, 주검이 발견된 방임에도 즉시 정리정돈을 한 뒤 교사와 아이들이 생활을 하고 있어서 사고 혹은 범행의 흔적이 인멸돼 버렸다. 또한 맹아원 교사들은 주희 몸에 난 상처에 대해 다들 모른다고 증언했다. 또한 모든 의혹을 낱낱이 수사하겠다며 냉동보관 중이던 주희를 떠나보낼 것을 권유한 담당 검사는 주희를 화장한 지 3일 만에 인사이동이 났다며 주희 사건에서 손을 뗐다.

넷. 원래 아이들 4명이 함께 사용하기로 배정된 '진실 방'에 그날 주희는 홀로 새벽까지 있어야만 했다. 담당교사는 주희가 계속 잠을 자지 않아 음악을 틀어준 채 옆방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가 깜빡 잠이 들어 5시50분 알람 소리에 깨어났고, 방으로 다시 갔다가 사망한 주희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범죄심리 전문가는 담당교사의 진술이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다섯. 교사들의 생활 기록 일지에는 아이가 사망 일주일 전부터 한쪽으로 몸이 쏠리며 쓰러지는 증상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맹아원 측은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이런 위험한 상태임에도 사고 당일 담당 교사는 진실 방 안에 있던 안전의자에 주희를 앉히지 않은 채 일반 의자에 앉혀 참변을 당하게 했다.

여섯. 주희의 사망 사건에 관련된 맹아원 관계자들은 모두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부하거나 입을 다물고, 원장수녀는 교구회에서 소재지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부부는 담당 교사를 고소했지만 법원은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를 하고 4년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부부는 맹아원의 침묵과 수사기관의 외면, 세상의 싸늘한 시선 속에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며 마지막 대법원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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