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할 때 중요한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장소 선택이다. 시간과 경비를 들여 선택한 장소가 막상 상상했던 것과 다르다면 실망이 아닐 수 없다. TV 속에 나왔던 여행지는 바로 이런 고민 해결에 있어 특효약이나 다름 없다. TV 속 일정을 따라만 가도 일단 실패할 걱정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아이슬란드와 핀란드, 아프리카 등 흔치 않은 여행지가 영화 '인터스텔라' '프로메테우스', TV 예능 ‘꽃보다 청춘’의 인기에 힘입어 주목 받았다. 2015년 대비 항공권 판매는 인터파크투어 기준으로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0배까지 늘며 영화, TV의 위력을 실감케 한 바 있다.

인터파크투어가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지난달 30일까지 ‘TV에서 소개된 여행지 중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묻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TV 예능 ‘윤식당’의 배경지로 급부상한 발리 길리섬이 38%의 압도적 득표로 1위를 차지했다. 아는 이들만 찾았던 한적하고 작은 이 곳은 얼마 전까지 발리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했던 우붓을 능가하며 발리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2위는 23%의 득표로 ‘뭉쳐야 뜬다’ 속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호주 시드니가 차지했다. 조가비 모양의 눈부신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해 클래식한 감성의 록스 지구, 고층빌딩과 상가가 즐비한 다운타운, 본다이 비치 등 도심에서 가까운 개성적인 비치들이 이 도시만의 강점이다.

3위는 ‘효리네 민박'으로 인기몰이 중인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운 제주도 애월읍이 19%를 득표했다. 이어 ‘배틀 트립’으로 뜬 풍성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베트남 호치민(10%), ‘알쓸신잡’에 등장한 강릉(5%), ‘1박2일’ 팀이 찾았던 충북 단양(2%)이 각각 4, 5, 6위를 차지했다.

KBS2 여행예능 ‘배틀트립’에 출연한 30대 싱글남 가수 케이윌 이현은 독일 뮌헨과 북유럽 항구도시 덴마크 코페하겐을 여행하며 맥주와 축구, 백야의 아름다운 풍광과 뉘하운 운하 보트투어 등을 키덜트 감성에 실어 전했다.

 

 

배우 김소은과 조보아는 동유럽의 폴란드 바르샤바 투어에 나서 국내 여행객의 ‘체코 프라하 편식’에 일침(?)을 가했다. 쇼팽의 피아노곡이 흐르는 ‘쇼팽벤치’를 시작으로 로맨틱한 프린세스 꽃마차, 도심 위를 나는 열기구, 분위기와 맛과 음악에 취하게 하는 디너 코스 등 여자들의 로망을 제대로 저격했다.

배우 김옥빈 김현숙 역시 ‘배틀트립’을 통해 비행기로 불과 2시간 거리에서 유럽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시이면서 항일운동의 역사적 기록이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빠져들도록 했다. 자유와 예술 느낌이 물씬 나는 아르바트 거리의 아름다운 카페와 고풍스러운 건물, 여행객들의 쉼터인 해양공원, 동네 편의점에서도 뽑아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생맥주, 저렴한 보드카와 킹크랩, 새우 등 미식여행으로도 더할 나위 없음을 입증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TV 속 여행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출연자나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만 해도 실패할 걱정이 없는 간접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로 인해 여행사에서는 TV 속 여행지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관련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나가기 위해 공을 들이는 중이다.

사진출처= 인터파크투어, 스카이스캐너, KBS2 '배틀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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