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엄청난 호응을 얻었던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이 약 3년만에 시즌2로 돌아오며 반가움을 안겼다. 하지만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지금, 시청률 상승과 무관하게 시즌1 팬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첫 방송을 7.6%로 시작했지만 이후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한 전개에 6%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5일 7회 방송부터 본격적으로 이준혁 납치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시청률도 상승곡선을 탔다. 

수사가 본격화 된 8회 7.5%부터 13일 방송된 10회 7.2%까지 7%대를 달리며 시즌1을 뛰어넘는 시청률 수치를 보이고 있다.(2부, 닐슨코리아 기준)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시청률과 별개로 시즌1 팬들은 매회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 인물 매력 실종...카리스마 황시목은 어디로? 

먼저 캐릭터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시청자가 많다. 시즌1에서 황시목(조승우)은 감정을 못 느끼기 때문인지 이리저리 휘둘리거나 눈치보지 않고 올곧게 정의를 향해 달렸다. 선배든 권력자든 아랑곳않고 독설을 쏘아댔고 강력한 팩트로 상대를 무너뜨리며 카타르시스를 유발했다. 

하지만 그런 황시목의 카리스마가 시즌2에서는 아직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극 초반 우태하(최무성), 김사현(김영재)과 만나는 순간에는 "황시목이 어리버리해졌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물론 배우의 연기력과는 무관하게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다.

갈수록 우태하를 겨냥한 발언이나 수사 과정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 등이 나오면서 이전 매력을 드러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막바지를 향해가는 현 시점에 비춰볼 때, 시즌1 황시목의 활약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분명 불만족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 넓어진 판, 줄어든 몰입도

시즌1에서는 살인사건과 그에 얽힌 검찰내부 비리가 이야기의 주를 이뤘다. 갈수록 살인범의 윤곽이 드러남과 동시에 검찰은 물론 정경계까지 넓고 깊게 퍼진 유착관계가 폭로되며 몰입도를 더했다.

'비밀의 숲2'에서는 서동재(이준혁) 사건을 기폭제로 그와 얽힌 여러 비밀이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극 초반 통영 익사사건부터 세곡지구대 자살 사건, 검경협의회, 박광수 변호사 사건, 한조그룹 경영권 문제, 우태하-최빛(전혜진)의 비밀까지 한데로 모이지 않고 각개전투하듯 이야기가 전개됐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사건에 몰입하려는 순간 다른 방향으로 문제가 터지니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남은 6회 방송에서 이 모든 사건을 어떻게 하나로 연결시킬지가 관건이다.

# 황시목-한여진, 어색해진 관계? 캐릭터 케미 실종

시즌1 팬들이 열광한 포인트 중 하나는 캐릭터 간의 케미다. 황시목과 한여진(배두나)의 친구와 수사파트너를 넘나드는 케미, 영은수(신혜선)의 은근한 짝사랑, 서동재(이준혁)-이창준(유재명)의 물고 물리는 선후배 케미까지 다양하게 전개됐다.

아쉽게도 시즌2에서는 이런 매력이 반감됐다. 한여진이 경찰청 수사구조혁신단으로 가고 검경대립이 큰 틀을 이루면서 황시목과 만나는 장면 자체가 줄었다. 그나마 한여진과 장건(최재웅)의 남매같은 모습만이 전편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그외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은 폭넓은 사건을 전개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느라 매력을 드러낼 시간조차 부족해보인다.

새로운 제작진과 함께 전편과는 또 다른 재미를 시도한 '비밀의 숲2'. 시즌1의 재미만을 찾는 것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보더라도 지지부진한 전개와 인물들의 매력부족은 분명 현재까진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10회 방송에서 서동재 납치범의 윤곽이 드러난 상황, 앞으로 남은 회차동안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한방을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tvN '비밀의 숲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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