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상품화를 비롯한 여성혐오 등의 논란에 휩싸였던 웹툰 '헬퍼' 작가가 해명 및 연재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웹툰 '헬퍼2 : 킬베로스'(이하 '헬퍼')를 연재하고 있는 작가 삭은 14일 네이버웹툰 연재 페이지에 "휴재에 들어가며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헬퍼'는 가상의 도시 가나시를 배경으로 트라이브 대장 장광이 펼치는 액션을 담은 작품이다. 시즌2의 경우 전체이용가였던 시즌1과는 달리 18세 이용가로 설정돼 보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묘사들이 다수 등장했다.

하지만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 웹툰 내에 담긴 노골적인 미성년자 성적 대상화와 성추행 묘사, 강간 희화화 등의 내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최신 연재분인 여성 노인 고문 장면은 "선을 넘었다"는 평이다. 결국 트위터를 시작으로 '#웹툰내_여성혐오를_멈춰달라'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삭 작가는 "시즌2는 만화보다 더 잔인하고 악랄한 현실 세계의 악인과 악마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상처 입은 모든 약자들을 대신해 더 아프게 응징해주는 것이 연출의 가장 큰 의도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가면 쓰고 있는 악당들이 정말 얼마나 악한지를 알려야 했고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도 불편한 장면들도 그려져야 했다"고 잔인하고 노골적인 묘사들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일부 장면만 편집되어 퍼지다 보니 단지 성을 상품화해서 돈이나 벌려고 했던 그런 만화로 오해되고 있지만, 스토리를 구상할 때 그런 부분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제 능력이 부족해 연출적으로 미흡한 탓에 진심이 전달이 잘 안 됐지만 매주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권선징악을 바라며 작업했다는 것만은 알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바다(여성 노인 캐릭터) 고문 장면의 연출 문제에 대해서는 "피바다의 180도 바뀐 정신변화를 납득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저 장면을 그리는 5시간 동안 내내 속으로 계속 말도 못하게 미안했지만 그러기에 더욱 어설프게 표현하면 실례겠다 싶어 헬퍼 전 화를 통틀어 가장 전력을 다해 그린 장면이었다. 그래서 뭔가 평소보다 더 세게 전달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장면들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절대 피바다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에게 충격과 상처를 드릴 의도는 아니었음을 밝힌다. 노인 고문이라는 의도는 감히 상상도 못 해본 것이라 그냥 ‘아닙니다’라고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인 등급이었기에 전체 관람대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해온 것은 사실이다. 수위 높은 표현이 나올 때마다 네이버 웹툰팀 담당자분들은 네이버 웹툰에서의 18세 이상 이용가더라도 수위에 주의해야 한다며 매번 독자님들이 불편하시지 않도록 가이드를 해주셨으나 제가 작가랍시고 욕심을 부려 담당자분들의 가이드보다 조금씩 더 높게 표현을 해왔다"고 말했다.

삭 작가는 "만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표현의 수위에 대해 다른 콘텐츠에 비해 만화 쪽이 다소 엄격하지 않은가 생각해왔고, 그런 부분이 아쉬워 조금이라도 표현의 범위를 확장시키고자 노력해왔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 같아 웹툰을 사랑하시는 수많은 독자님들은 물론 여러 작가님들과 좀 더 다양한 만화를 접하고 싶으실 소수의 마니아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제가 댓글을 읽지 못했던 이유는 불통하려는 것이 아니라 댓글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제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아서 기획했던 그대로의 만화를 독자님들께 보여주지 못할까 걱정돼서였다. 당분간 작품은 잠시 쉬며 재정비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너른 이해 부탁드린다"며 휴재 의사를 밝혔다.

특히 네이버 웹툰 측 역시 해당 논란과 관련해 "연재 중 표현 수위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작품 내 자극적인 표현과 묘사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앞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소재 표현에 있어서 반드시 감안해야할 부분에 대해 더욱 주의 깊게 보고 작가님들과 더 긴밀히 소통하고 작업에 신중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를 표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