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방극장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해 스물아홉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다뤄 화제성 지수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현실과 포개지는 인물과 단체들이 연이어 등장해 리얼함을 배가한다.

극중 쇼팽콩쿠르 1위 없는 2위 박준영(김민재 왼쪽)과 실제 쇼팽콩쿠르 2위 없는 3위에 입상했던 피아니스트 임동혁/사진=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캡처, 크레디아 제공

극중 주인공인 박준영(김민재)은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연주자 반열에 올랐다.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은 꿈의 무대가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 그리고 쇼팽 콩쿠르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고 무한경쟁의 장인 콩쿠르지만 입상 특히 우승자에게는 상금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의 연주 등 금쪽같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외면할 수 없다.

러시아 유학파 출신 임동혁(36)이 2005년 제15회 쇼핑 콩쿠르에 참여해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형 임동민과 함께 ‘2위 없는 3위’를 공동 수상했다. 앞서 그는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에 호명되자 수상거부를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으며 2007년 제13회 차이콥스키 공쿠르에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현재 임동혁은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뿐만 아니라 ‘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 굳건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쇼팽콩쿠르 우승자 승지민(윤찬영)의 협연 모습과 실제 쇼팽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오른쪽)/사진=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캡처,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임동혁의 눈부신 성과에 뒤이어 조성진(26)이 새 역사를 썼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아시아인 3번째로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결선에 이르기까지 압도적 기량과 진화한 해석으로 안정적 1위를 거머쥐었다. 국내에 조성진 신드롬과 클래식 열풍을 일으킨 조성진은 이를 끝으로 콩쿠르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한국인 최오의 쇼팽 콩쿠르 우승자 승지민 캐릭터가 등장해 박준영과 콘트라스트를 이뤘다. 승지민 역으로는 윤찬영이 특별 출연했다.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 앞서 출전해 ‘푸른 떡잎’임을 입증한 대회가 2011년 제14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였다. 손열음이 피아노 부문 2위와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자상을 동시에 거머쥐었으며 조성진은 3위에 올랐다.

극중 박준영을 어린 시절부터 후원해온 곳이자 소속단체로 경후문화재단이 나온다. 이곳에서 채송아(박은빈)는 공연 마케팅팀 인턴으로 활동하고, 박준영은 개인 연습실에서 연주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이사장은 재단 모기업 회장의 딸인 나문숙(예수정)이 맡고 있으며 박준영의 과거 짝사랑 대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정경(박지현)이 손녀이자 이사다. 연상되는 단체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다.

사진=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캡처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 박인천이 1977년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클래식 영재 발굴 및 육성, 연주기회 제공, 전용 공연장인 금호아트홀을 통한 양질의 공연 개최 등 국내 클래식 음악 및 미술발전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손열음, 조성진, 조진주, 선우예권, 임지영 등 국내 젊은 연주자 가운데 이곳의 후원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드라마에서 박준영과 채송아가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 광화문인데 과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현재 삼청동 소재)과 금호아트홀(연세대 내)이 자리했던 곳이라 기시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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