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14년 만에 아시아컵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4강전에서 이란에 패해 3‧4위전으로 내려갔다. 비록 결승행은 실패했지만 대회 내내 선전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했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준결승 이란과 경기에서 81-87로 졌다. 대표팀은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14년 만에 결승에 진출을 노렸지만 4쿼터 막판 뒷심에서 차이를 보이며 3‧4위전으로 밀려났다.

이로써 대표팀은 오는 21일 0시30분 뉴질랜드와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조별 예선에서 이미 1점차 신승을 거둔 상대이기에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 아시아 최고 강팀으로 꼽히는 이란과 대등한 싸움을 벌이며 2015년 아시아선수권 6위의 부진을 씻어내고 '아시아 농구 강국'으로서 자존심을 다소나마 회복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키 218㎝의 장신 하메드 하다디가 버틴 이란과 4강전에서 대등하게 싸울 수 있던 건 골밑 싸움에서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바운드는 30-38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FIBA 아시아 챌린지에서 이란과 두 차례 만나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27-46, 27-64 등으로 압도당하며 두 번 모두 30점 이상 완패를 당한 것과는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건 젊은 빅맨들의 활약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든든히 골밑을 지킨 오세근(30·200㎝), 김종규(26·206㎝), 이승현(25·197㎝), 이종현(23·203㎝)은 이란 최고의 선수 하메드 하다디를 상대로 밀리지 않으며 중심을 잡았고, 외곽에선 김선형(29·187㎝), 박찬희(30·190㎝)에 최준용(23·200㎝)이 두각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슈터 계보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오랜 시간 국가대표 자리를 차지했던 조성민(34)과 문태종(42), 문태영(39) 등이 빠진 자리에는 젊은피 이정현(30·191㎝), 전준범(26·194㎝), 허웅(24·186㎝) 등이 제 몫을 했다. 30세 이하, 평균연령 26세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점도 고무적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정상 탈환에 대한 희망을 엿본 우리나라는 11월부터 시작되는 2019년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 2015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도 커 보인다.

 

 

사진=대한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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