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시금 안방극장을 가득 채웠다.

 

 

민박집을 찾은 새 손님 정담이 양은 밝고 친화력 있는 성격으로 스물다섯 동갑내기 아이유와 금세 친해졌다. 피팅모델로 활동할 만큼 비주얼 역시 빼어났다. 하지만 귀가 들리지 않아 입 모양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청각 장애인이었다.

친구를 만나러 시내 카페에 나가는 담이 양을 차로 데려다주던 중 이효리는 “어떻게 귀가 안들리게 됐느냐”고 물었고, 담이 양은 “머리가 아팠다. 중학교 때 한쪽 귀 청력을 잃었고 20대 초반에 수술하고 난 뒤 남은 귀마저 안 들리게 됐다. 의사선생님이 들릴 거라 했는데 5개월이 지나도 들리질 않았다. 한동안 너무 우울했다”고 답했다. 먹먹해진 이효리는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한 채 입술만 자꾸 깨물었다. 한동안 차 안에는 침묵이 이어졌다.

어색해진 공기를 거둬내기 위해 담이 양은 “들리지 않아 좋은 점을 찾으려 애썼다. 처음에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듣기 싫은 말을 안 들어도 돼 좋다’고 느꼈다. 대신 듣고 싶은 말을 못 들어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제야 이효리는 웃으며 “남자친구한테 ‘사랑해’란 말은 들어야 하는데”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약속 장소인 한담해변의 지드래곤 카페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파도 소리는 기억 나냐”고 물은 이효리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에 “막상 담이에게 파도 소리를 설명해 주려고 하니 ‘철썩철썩’은 아닌 것 같다. 날씨, 바람, 상황에 따라 다 다르다.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들을 수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거다”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이에 담이 양은 “더 많이 상상할 수 있을 거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 들을 수 있는 자와 청력을 상실한 사람...경계따윈 필요없이 상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얼마나 값진 일인지 큰 울림을 전한 ‘최고의 1분’이었다.

 

사진= JTBC ‘효리네 민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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