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가족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려는 ‘담보’가 감동과 웃음으로 무장했다. 가족의 소중함은 물론, 영화 안에 사회 문제를 녹여내 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다만 신파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보긴 어렵다.

# 1PICK: 또 다시 신파? 배우들이 다했다

‘담보’는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가 9세 아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영화는 승이가 엄마(김윤진)와 떨어지게 된 사건, 두석이 승이를 딸처럼 대하는 순간들을 드라마틱하게 다룬다. 가족은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연출이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예상 가능하고 짜여진 틀 안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가 이를 상쇄한다. 성동일은 그가 왜 ‘개딸’이 많은 아빠인지 ‘담보’에서도 보여주며 김희원 역시 성동일과의 케미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하지원은 대부분의 장면이 감정을 폭발하는 신이었음에도 어른 승이의 감정 흐름을 잘 이어간다. 특별출연한 김윤진과 나문희의 존재감도 크다.

JK필름 특성상 역시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다. 신파로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눈물이 막 쏟아지거나 쏟아지라고 강요하진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끊는 법을 터득한 듯 보인다. 다만 억지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

# 2PICK:  역시는 역시, 다만 박소이가 구하노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했던 아역배우 박소이가 다시 한번 진가를 드러냈다. 9세 아이 승이 역을 맡은 박소이는 성동원, 김희원과 함께 케미를 터뜨리며 보는 이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감정 조절, 눈빛, 대사 강약까지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서 사랑스럽기만 하다.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담보’에 출연한 박소이는 올해 ‘다만악’ ‘호텔 레이크’ ‘바람의 언덕’까지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데뷔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영화계에서 그를 계속 찾는 건 이유가 있을 터. 그 이유가 바로 스크린에서 드러난다. 다재다능한 박소이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될 것이다.

# 3PICK: 우리에게 담보란...사고 파는 이 사회

‘담보’는 어린 아이를 담보로 부르는 어른들과 이 사회를 꼬집는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하게 담긴 영화는 아니지만 조선족 불법체류자 이야기부터 한국 국적이 아닌 아이는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설정, 사람을 돈 주고 사고파는 행위 등 사회적인 문제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마치 두석은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 승이는 미래를 책임질 아이로 보일 정도다. 두석이 종배에게 “승이를 우리 같이 살도록 놔둘거야?”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어른은 아이들에게 힘든 사회를 물려준 걸 사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비로소 두석과 승이가 가족이 되는 순간 어두웠던 현실에 밝은 빛이 들게 된다. 러닝타임 1시간 53분, 12세 관람가, 9월 29일 개봉.

사진=‘담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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