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변호사 약혼녀가 의심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14년 발생해 16년 세월이 흐른 이종운 변호사 실종사건을 되짚어봤다. 두 사람의 목적지는 어디였을까. 그 길 끝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날 저녁 깊은 어둠의 터널 속으로 사라진 뒤 이 변호사는 16년 동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친구는 이 변호사가 약혼식 사회를 부탁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촌사람인데 상대방은 정말 잘 사는 것 같았다”며 “수내동에 산다더라. 고급 주택이 많은 곳이고”라고 말했다.

그런데 결혼식 일주일 앞두고 일정이 연기됐다. 다른 친구는 “건강 검진 결과에서 간이 안 좋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그런 것 때문에 결혼을 연기한다는 것, 결혼 전에 건강 검진을 받는 걸 이상하게 여겼다. 이 변호사 형수는 “약혼녀는 이 변호사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결혼 전 이미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은 두 차례 연기됐고 이 변호사는 사라졌다.

경찰은 가출인으로 접수된 이상 쉽게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이 변호사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결과 송파구, 강남구 일대를 계속 돌아다녔다. 휴대폰은 켜졌다가 커졌다가를 반복했다. 하지만 기지국이 많아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절박한 심정에 가족들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돌아온 답변은 “저 이종운 아닌데요”였다. 그런데 약혼녀는 가족들과 다르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약혼녀는 위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변호사가 자취를 감춘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 가족들 모르게 이 변호사의 주민등록이 말소가 됐다. 또한 여동생 집앞으로 돼 있던 주소지가 어느 순간 실제 거주지로 옮겨졌다. 그렇다면 이 변호사가 직접 전입신고를 했다는 것일까. 당시 담당자는 이 변호사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담당자는 “신분증 사진과 남자 모습이 달랐다. 계속 자기가 맞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지장을 찍은 남자, 그렇게 남겨진 남자의 지문 감정 결과 30대 중반의 오씨였다. 그는 왜 이 변호사 행세를 한 것일까.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제작진은 오씨를 만나보기로 했다. 오씨는 “지금 통화가 어렵다”고 전화를 끊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그와 연락이 닿았고 그가 망설임 끝에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고 “자신의 남편 역할을 해달라고 하더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부탁에 거절하려고 했지만 사정이 딱해 여성의 부탁을 들어줬다는 오씨는 “울면서 했던 거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그 여성은 이 변호사의 약혼녀였다. 하지만 약혼녀의 부탁은 계속 됐다.

이 변호사 명의로 오씨가 휴대전화 2대를 개통했다. 당시 판매자는 “주민등록증 사진을 알아볼 수 없었다. 얼굴 형태만 있고 이목구비를 어떤 걸로 긁은 것 같았다”고 했다. 오씨는 이 변호사의 이름은 ‘이종문’이라고 잘못 적기도 했다. 경찰은 오씨에 대한 수사를 벌였으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씨는 징역 6개월형을 받았다. 약혼녀는 이 변호사의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보험의 수익자를 자신으로 했다. 마치 이 변호사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이 변호사 실종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퍼즐 한 조각이 발견됐다. 바로 남산 1호 터널이었다. 이 변호사는 출근길에 버스 카드를 마지막으로 찍었다. 퇴근길에 누군가의 차를 탔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가 퇴근하려면 남산 1호 터널을 지나가야했다. 가족들은 약혼녀 차가 1호 터널을 지났는지 조회를 해봤다. 형은 “오후 7시 9분인가. 그 차량이 CCTV에 잡혔다”고 말했다. 조수석에 누군가를 태운 채 말이다. 그날 두 사람은 어디로 가고 있던 걸까. 이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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