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이 추석 극장가에 웃음과 감동을 들고 찾아왔다. 9월 29일 개봉한 ‘담보’는 하지원, 성동일, 김희원, 박소이 주연의 영화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목숨 건 연애’ 이후 4년 만에 국내 영화로 돌아온 하지원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담보’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세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어른 승이 역을 맡은 하지원은 이 영화의 가족 이야기에 마음이 이끌렸다.

“시나리오를 받고 보니까 영화 초반과 끝에 승이가 관객들에게 주는 느낌이 진성성 있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어요. 이 영화는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죠. 정말 특별한 관계의 사람들이 진짜 가족이 되잖아요. 요즘에 가족이지만 멀리 지내는 사람도 있고 관계를 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담보’가 그런 분들에게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9세 승이가 겪는 환경들이 두석에겐 가슴 아프게 다가왔을 거예요. 두석이 승이를 끔찍하게 여기며 많은 사랑을 주고 진짜 아빠보다 더 보호해주는 ‘슈퍼맨’ 같은 존재죠. 그런 환경에서 승이가 자랐기 때문에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도 두석, 종배 같은 아저씨의 특별한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예쁘게 자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담보’의 관람포인트 중 하나는 배우들의 케미다. 성동일, 김희원은 예능 ‘바퀴 달린 집’을 통해 츤키타카 케미를 선보이며 그대로 스크린으로 가져왔고 박소이는 귀염뽀짝한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하지원이 가세해 밸런스를 맞춰준다.

“성동일 선배님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제가 딸이 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성동일 선배님과 함께 호흡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딸로 만나게 됐죠. 제가 ‘개딸’ 중에 가장 나이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뵈니까 따뜻하신 분이라는 걸 알게 됐고 천진난만한 아이 같았어요. 김희원 선배님은 디테일한 부분을 잘 챙겨주셨죠. 정말 착하시고 상대 배우를 배려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소이가 현장에서 에너지 넘치고 밝았어요.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았죠. 그래서 9세 승이, 어른 승이도 닮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가 소이 중심으로 흘러가잖아요. 성동일, 김희원 선배님은 소이와 함께한 시간이 많아 케미가 잘 맞았는데 저는 어른 승이를 연기하다 보니 소이가 연기한 걸 다 확인하고 밸런스를 맞춰가며 찍었어요. 김윤진 선배님, 나문희 선생님과의 호흡도 기억에 남아요. 두분과 함께 하는 신이 저의 첫 촬영이었어요. 굉장히 힘든 감정 신이었는데 두분 눈만 마주쳐도교감이 되니 걱정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하지원은 ‘담보’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도 했고 대학생이 돼 풋풋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신은 승이의 성장 과정이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커가는 승이. 하지원은 자신이 맡은 승이 역에 동화돼 캐릭터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감정이 폭발하는 신들보다 어린 승이가 어른 승이로 커가는 과정이었어요. 성장하는 승이를 보면서 가슴이 찡했어요. 특히 승이와 두석, 종배의 관계가 눈에 들어왔죠. 승이는 어렸을 때부터 고난과 역경을 겪어 다른 아이들보다 성숙하다고 느꼈어요. 그런 승이에게 힘이 돼주는 두석과 종배. 세 사람의 이야기가 정말 따뜻하게 다가왔죠.”

“’담보’를 통해 중국어를 배웠어요. 어른 승이가 중국어 통역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통역하는 장면이 잠깐 등장하지만 전문 통역사분께 시선처리, 목소리 볼륨, 톤 등을 익혔죠. 최대한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나왔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대학생 연기는 처음에 강대규 감독님이 제안하셨을 때 거절했어요. 그런데 계속 설득하셔서 하게 됐죠. 대학생처럼 보이려고 노력했고 결과물에 후회는 없어요. 만약 대학생 역할이 또 들어온다면요? 설득 당하면 또 해야죠.(웃음)”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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