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군주(에미르)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가 별세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군주(에미르)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가 91세 나이로 별세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셰이크 사바는 올해 7월 쿠웨이트의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고 치료차 미국을 방문했다. 당시에도 그의 병명이나 치료 종류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셰이크 사바는 중동 안정을 위해 노력한 통치자로 평가된다. 1963년부터 1991년까지 외무장관으로 일하며 친미 정책을 추구했고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겪었다. 2003년 7월 총리에 취임한 뒤 건강이 나빴던 셰이크 자베르 아흐메다 알사바 군주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쿠웨이트를 통치했다.

집권 기간 이슬람 수니파 대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과거 쿠웨이트의 적이었던 이라크와 관계를 재건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도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2017년에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걸프 지역 3개국과 이집트가 테러리즘 지원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하자 이들 국가를 화해하기 위한 중재를 시도하는 등 중동 균형외교를 위해 힘썼다고 평가받는다.

200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과 선출직 출마권을 부여했다. 1991년 3월 다국적군이 쿠웨이트를 이라크 점령으로부터 해방하자 사우디로 피신했던 왕족 중 가장 먼저 돌아와 쿠웨이트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셰이크 사바가 서거함에 따라 왕세제인 셰이크 나와프(83)가 군주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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