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에 성동일이 웃음과 감동을 담은 영화로 찾아왔다. 지난 29일 개봉한 ‘담보’가 추석 연휴 첫날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시동을 걸었다. 성동일은 사채업자 두석 역을 맡아 아빠와 가족의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가족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려고 한다.

‘담보’는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김희원)가 9세 아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게 되는 승이의 모습은 성동일의 과거와 닮아있었다. 그는 ‘아빠 어디 가’ 등을 통해 과거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0년 넘게 호적에 이름이 못 올라와 학교를 못 다닐 정도였다.

“‘담보’는 아이들을 생각해 출연한 영화였죠. 우리 성준, 성빈, 성율이 항상 자기들이 볼 수 있는 영화에 왜 안 나오냐고 했죠. 그래서 ‘담보’라는 시나리오가 끌렸고 한편으로는 자식 셋을 키우는 현재와 승이라는 인물이 제가 살아온 과거와 비슷해보였어요. 영화를 보고 애들이 ‘아빠 연기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막둥이는 너무 울어서 엄마 곁으로 가려고 했고. 요즘 사는 게 어렵잖아요. 한번쯤 이런 이야기를 소소하게 담아내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두석과 승이의 관계는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어요. 특히 승이가 처한 상황, 두석이 느끼는 감정이 잘 받아들여졌죠. 저도 어렸을 때 가정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가 이해됐죠. 다만 영화가 더 긍정적이어서 다행이었어요. 시나리오도 나쁘지 않고 배우들도 너무 좋고. 가격 대비 좋은 음식점 같은 영화가 ‘담보’라고 생각해요.”

승이가 성동일의 어린 시절과 닮았다면 두석은 그의 현재와 비슷하다. 고난과 역경의 길을 지나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게 됐고 세 아이를 가지게 됐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게는 커진다. 성동일은 두석에게서 ‘아버지’라는 존재의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복 됐다.

“두석이란 캐릭터는 참 마음 가는 인물이었어요. 영화에 등장하지 않지만 두석이 어린 시절 엄마한테 버림 받은 장면이 있었죠. 그런 과거 때문에 두석이 자신과 닮은 승이를 챙겼죠. 엄마한테 버림받았다는 걸 떠나서 자신의 살아온 과정에서 본 승이에 대한 안쓰러움이 컸던 것 같아요. 만약 제 곁에 우리 애들이 없다고 생각하면 아찔하잖아요. 저는 똑똑한 배우가 아니라서 항상 가까이서 찾아요. ‘지금 나라면 어땠을까’하고요.”

“‘울고 싶다’는 기준이 다 다르잖아요. 우리 애 셋의 기준도 모르겠어요. 우리도 울리고 싶죠. 그 스토리를 가지고 러닝타임 안에 울릴 수 있냐는 거죠. 쉽지 않잖아요. 거기서 공감하는 사람이 20%만 되도 성공이라고 봐요. 스티븐 스필버그가 ‘쉰들러리스트’를 유대인 위해 유대인 아닌 사람들이 공감해주잖아요. ‘담보’ 시나리오는 정말 잘 나왔어요. 시간에 맞춰야 하니까 두석과 종배의 이야기가 생략된 게 있지만 어린 승이를 주로 보여주자는 게 우리의 선택이었죠.”

‘담보’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성동일과 김희원의 케미다. 두 사람은 예능 ‘바퀴 달린 집’에서 츤키타카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힌 두 사람의 케미가 ‘담보’에서도 터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번 영화에서 제 역할이 가장 쉬웠어요. 정말 아무 것도 할 게 없었죠. ‘담보’는 (김)희원이한테 달린 것 같아 마음껏 하라고 주문했죠. 희원이의 아이디어를 모두 받아들였고 강대규 감독님과 희원이 아이디어를 잘 조합해 가장 괜찮은 장면을 만들어냈죠. 저는 두 사람의 중간다리 역할을 했어요.”

“제가 희원이를 종배 역할로 추천했다고 하는데 연기도 모르는 제가 누굴 추천할 수 있을까요.(웃음) 그저 후보 중에 희원이가 있어서 ‘배역에 어울릴 것 같다’라고 말을 했을 뿐이에요. 나중에 영화 ‘변신’ 촬영 중 (배)성우가 ‘희원이 형이 형님과 영화하게 됐다고 하던데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때 캐스팅 소식을 접하게 됐죠. 이전부터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 촬영 내내 의지할 수 있었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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