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앙상블 배우들에게 주인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tvN 프로그램 '더블캐스팅'. 치열한 경쟁 속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뮤지컬배우 임규형이 라이선스 초연작 '썸씽로튼' 나이젤 바텀 역으로 활약 중이다. 방송 당시 엄청난 노래실력으로 팬들을 감동시켰던 그가 주연급으로 이름을 올린 첫 작품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1993년생인 임규형은 지난해 뮤지컬 '아랑가'로 데뷔했다. 나이에 비해 데뷔가 다소 늦은감이 있다. 노래가 좋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일반 대학에 진학했던 그다. 하지만 결국엔 관련 학과로 다시 대학에 들어가며 뒤늦게 도전에 뛰어들었다. 임규형을 다시 무대로 끌어올린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일까.

"입시를 할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을 보러 갔어요. 근데 커튼콜 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배우들이 마지막에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벅차오르더라고요. 얼마나 무대를 위해 고생했을까 싶었어요. 관객분들도 요즘 코로나도 있고 해서 공연이 끝나면 같이 울컥한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회 한 회가 소중하니까요. 그런게 소통인 것 같았어요. 2시간 내내 연기하고 노래하지만 끝나고나서 마지막에 관객분들과 인사할 때, 그게 포인트인 것 같아요. 연습부터 그때까지의 모든게 같이 인사되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썸씽로튼'은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임규형은 닉의 동생 나이젤 바텀 역을 맡았다. 시, 극을 쓰는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아쉽게도 임규형의 노래 실력을 발휘할 넘버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는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나이젤이 닉한테 얘기하는 모든게 진심이에요. 굉장히 솔직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직관적으로 생각 나는대로 다 얘기하는 스타일. 포샤를 사랑하는 것도 만찬가지죠. 근데 사실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마음에 없는 말 잘 못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갔어요. 나이젤 자체를 한마디로 보면 순수의 결정체인 것 같아요. 부서질 수도 있는데 그렇진 않아요. 약해보이지만 속은 단단하고 고집도 있죠. 외유내강의 캐릭터인 것 같아요"

'더블캐스팅'에서 임규형은 자신의 작은 키와 나이에 비해 귀여워보이는 외모가 콤플렉스라고 밝힌바 있다. 아무래도 무대에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시선을 사로잡아야하는 주인공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맡은 나이젤 바텀 역시 순수하고 귀여운 이미지에 가깝기에 부담을 느낄 법도 했다.

하지만 '더블캐스팅' 당시 멘토들은 물론, '썸씽로튼'을 함께 준비하는 배우 강필석도 "작은 키는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말하며 그에게 용기를 줬다. 임규형 역시 여러 선배들의 모습을 통해 "더 이상은 외모가 콤플렉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귀여운 이미지 같은건 이제 콤플렉스가 아닌 것 같아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조승우 선배가 영화 '말아톤'에서 연기하시는 걸 다시 보게 됐어요. 근데 지금 생각하는 조승우 선배의 느낌은 아니잖아요? 그걸 보고 생각이 바뀌었죠. 이런 저런 모습을 다 잘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은거구나 싶었어요"

"이미지는 하기 나름이고 앞으로 만들기 나름인 것 같아요. 항상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여러가지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나의 모습들. 맞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첫 대극장 공연에서 주연급으로 캐스팅 된 임규형. "후에 돌아보면 '더 잘 해볼걸' 하는 아쉬움은 들겠지만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여전히 보여줄 것이 많이 남은 배우인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어떤 분이 병상에 계셨는데 제 음악을 듣는게 낙이었다고 말씀해주신적이 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게 너무 감사했어요. 전 앞으로도 욕심 많이 가지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즐겁게 하고 싶어요.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면서 즐겁고 건강하게요"

사진=싱글리스트DB, 한제훈(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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