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선스 초연 뮤지컬 '썸씽로튼'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흥 넘치는 넘버와 재기발랄한 스토리, 위트 넘치는 패러디와 인용 등으로 제대로 관객들을 웃겨주고 있다. 코믹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연기와 노래를 펼치고 있는 바텀 형제, 강필석과 임규형을 만나봤다. 

실제로는 각각 누나와 형이 있는 동생이라는 강필석과 임규형. 무대 위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두 형제는 무대 밖에서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과연 서로가 친형제라면 어땠을지 두 사람의 대답을 들어봤다. 

강필석 "규형이 같은 친동생이 있다면 극 중에서처럼 업어 키워야 될 것 같아요. 나이 차이가 좀 있다 보니까. 또 선후배로도 오랫동안 보고 만나니 더 동생같은게 있죠. 기저귀 갈아줘야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웃음)"

임규형 "필석 형은 츤데레 기질이 있어요. 장난도 엄청 좋아하시는데 챙겨주시는 것도 많고. 많이 기억하고 신경 써주세요. 공연할 때 부족한 부분도 기억해두셨다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도와주시죠. 장난스럽기도 하지만 진지하기도 해요. 좋은 형이 될 것 같아요. 노는 것도 좋아하시고(웃음)"

두 사람은 이번 '썸씽로튼' 전에도 '아랑가' 등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게다가 임규형은 이제 갓 데뷔한 신인 뮤지컬 배우다. 친분있는 형이자 선배에게 의지하고 기대는건 당연지사다. 강필석 역시 그런 후배가 느낄 부담감을 잘 알기에 일부러라도 긴장을 풀어주며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이끌어줬다. 임규형 역시 그런 선배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서로가 바라본 상대방의 장점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임규형 "필석 형은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서도 항상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분인 것 같아요. 솔직한 사람이라고 느껴졌고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무대에서도 그게 보여요. 항상 제일 열심히 하시고. 연습도 제일 많이 나오세요. 또 순간순간 집중을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요. 배울점이 많은 형이죠"

강필석 "규형이는 드물게 노래를 잘하는 후배예요. 정말 잘해요. 그게 사실 '더블캐스팅'에서도 준우승 성과를 낼 수 있었던거죠. 규형이가 전에 키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말한 적 있는데 사실 사람마다 콤플렉스가 있잖아요. 본인에게 주어진 걸 믿지 않으면 어려워져요. 규형이에게도 '부담 될테지만 넌 엄청난 무기가 있잖아'라고 말해줘요. 앞으로 할 작품도 너무 많은 친구죠. 순수하기도 하고. 이제 막 나왔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많이 기대돼요"

'썸씽로튼'은 극 자체가 주는 웃음포인트도 많지만 배우들의 연기 합으로 유발되는 코믹함도 상당하다. 여러 캐스트가 호흡을 맞추는만큼 배우들 조합에 따른 케미도 관전포인트. 강필석과 임규형은 무대 위 웃을뻔했던 위기의 순간이 있었느냐 묻자 같은 장면을 떠올리고는 웃음 속에 힘겹게 말을 이었다.

임규형 "필석 형과 법정 신에서 추방령을 얘기하는 순간이었어요. 근데 형이 웃으려고 하셔서 저도 웃음이 터질 뻔했죠. 예전에 연습하다 웃었던게 생각나서 또 웃기기도하고. 그래서 일부러 눈을 피하기도 해요. 항상 그 장면이 위기인 것 같아요"

강필석 "저도 같은 장면이요. 봉을 두드리는데 판이 떨어져서 웃긴적도 있어요. 평소에도 웃음이 많거든요. 그래서 연습하다 스스로 웃겨서 못하는 적도 많았어요. 또 배우들이 엄청 진지한데 대사가 꼬이거나 하면 엄청 웃겨요. 웃긴 상황에서 실수하면 괜찮은데 진지한 장면에서 예상치못하게 터지면 더 힘들어요. 그러니 저희도 깊게 못들어가고 담궜다 나왔다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참기 어려운 것도 같고요"

같은 장면을 웃긴 순간으로 뽑은 강필석과 임규형. 좋아하는 넘버 역시 동일했다. 'A Musical'이었다. 닉이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가 미래 히트할 공연을 묻고 그 대답으로 '뮤-우지컬'이라고 답하는 장면이다. 극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임규형 "'A Musical' 할 때가 좋아요. 그게 첫 공연날 8월7일 날짜까지 기억나요. 그걸 부르는데 중간에 한번 멈출 때가 있거든요. 그때 관객분들이 박수 쳐주시는데 그때부터 좀 부담이 풀렸어요. 환호와 박수소리 때문에 소름이 돋았죠. 편곡도 너무 우리나라에 맞게 잘 된 것 같아서 매번 들어도 좋아요"

강필석 "저도 첫 연습때부터 말도 안된다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히트될 것을 알려달라고 하고 노스트라다무스가 '뮤-우지컬'이라고 말할 때. 그리고 미래의 일을 보면서 뮤지컬들이 막 나올때 너무 감동적이에요. 이건 정말 이길 수 없어요"

'썸씽로튼'은 뮤지컬에 대한 뮤지컬이다. 모든 명작 뮤지컬들의 하이라이트를 모았다. 그리고 코믹함 속에 가족애, 열정, 예술의 가치 등에 대한 진지한 메시지도 담아냈다. 이렇게 다양한 매력이 있는 '썸씽로튼'이 두 배우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물었다.

강필석 "개인적으로는 뮤지컬 배우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아요. 하길 참 잘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죠"

임규형 "여러 재료들이 다 있어요. 여러가지 들어가 있는 밥 같기도 해요. 재미도 감동도 있지만 마냥 재밌다고만 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감동도 크거든요. 로맨스, 가족애 등 별의별 것들이 다 있죠. 한마디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굳이 비유하자면 오곡밥 내지는 짬뽕밥?(웃음)"

강필석 인터뷰 / 임규형 인터뷰

사진=싱글리스트DB, 한제훈(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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