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윤석철이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으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첫 앨범 ‘테일러’에는 더블 타이틀곡 ‘사랑노래’, ‘We are all Muse’의 가창을 맡은 데이식스 원필과 백예린부터 선우정아, 10CM, 하헌진, 까데호, 이진아, 안녕하신가영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함께했다. 더 블랭크 숍은 이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거의 모든 곡들은 해당 아티스트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들 친분이 조금씩 있는 분들이고, 실제로 같이 작업도 하고 공연도 했던 분들이라 그들의 고유의 스타일과 음악의 취향,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하헌진은 블루스를 좋아하고 잘합니다. 거기에 저의 피아노 코드 진행이 합쳐지면 굉장히 신선하겠다 생각을 했고요. 이진아는 재즈를 좋아하고 잘합니다. 8bit 게임에서 쓰이는 원초적인 신시사이저 소리로 스윙 곡을 만들면 정말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업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8bit 게임 속에 진아 목소리가 나오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전부터 했었는데, 진아의 가이드 녹음을 듣고서 만세를 불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라고 이진아와의 협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더 블랭크 숍은 곡 작업 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옷을 만드는 것’을 꼽았다. 그는 “거의 모든 곡들은 처음부터 보컬 분들을 정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팬으로서 제가 바라보는 가수의 이미지, 그분들의 음악 스타일, 나의 색깔들을 계속 고민하다 보면 밸런스가 맞는 지점이 있었다. 콘셉트가 잡히면 나머지 작업은 꽤 수월했다”고 밝혔다.

그간 윤석철은 '더 블랭크 숍' 이전에도 K팝 아티스트와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왔다. 그는 장르적 결합을 시도하면서 “재즈가 아닌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접할 때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한다는 기분을 많이 갖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주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뭔가 겉핥기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다른 씬의 뮤지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새로운 음악도 많이 듣고 특유의 문화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할 때의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사진=안테나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