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감독 이상호)의 전국 시사회 GV에서 ‘김광석 살인 의혹’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관객과 음악팬들 사이에서 재수사 요청이 분출하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김광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크싱어 김광석의 목소리를 추억하며 그의 노래에 담긴 자전적 인생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풀어썼다. 시사를 통해 뚜껑을 연 영화는 1996년 1월6일 새벽 발생한 미스터리한 죽음의 진실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지난 16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김광석’을 관람한 박영수 특검은 "김광석 변사사건에 그동안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재수사 가능성에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영화에서 재수사를 강력히 요청하는 이유들을 묶었다.

 

이유 1. 아내 서씨의 수상한 과거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는 한 번의 결혼 경력이 있고, 아이까지 출산한 뒤 김광석과 재혼했다. 영화 속 인터뷰에서 서씨는 결혼 전 김광석에게 이 사실을 모두 털어놨고, 김광석이 가족에게 아마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거라 주장했다.

하지만 김광석의 누나 2명은 “‘여자가 과거가 있더라도 요즘은 큰 흠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라치면 평소 김광석이 ‘재혼인 여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는다. 미쳤냐’고 펄쩍 뛰었다”며 “(서씨가)사전에 말을 했을 리가 없다. 뒤늦게 재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큰 충격에 빠졌다”고 반박했다.

 

이유 2. 최후·최초 목격자의 바뀌는 진술

고인의 사망 직전 마지막 모습을 목격한 사람, 고인의 시신을 가장 처음 목격한 사람 모두 서씨다. 서씨에 따르면 당일 새벽까지 두 사람은 맥주 4병을 마셨고, 김광석은 만취 상태였다고 밝혔다. 먼저 안방으로 돌아와 잠을 자다가 새벽에 거실로 나가보니 김광석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는 맥주 2병만 있었고 그나마 컵 하나에는 맥주가 가득 남겨져 있었다. 만취 상황은 아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했다.

또한 96년과 2000년대에 각기 촬영된 VHS 영상에서 서씨는 맨 처음 “장난치다가...손만 놓지 않았더라면...”이라고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하며 자살이 아닌 사고사 뉘앙스를 짙게 풍겼다. 하지만 훗날 인터뷰에선 “아티스트로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여성 팬과의 관계도 있었고”라며 자살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유 3. 불륜설

당시 서씨는 김광석의 자살 이유로 우울증과 여자관계를 거론했다. 하지만 영화는 서씨의 불륜설에 초점을 맞춘다. 이상호 감독은 서씨와 진행한 인터뷰에게 김광석이 작성한 일기에 이런 내용이 등장한다며 직격한다. 순간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던 서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 "억측과 오해다"라며 사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일기에 그게 있어요? 난 못봤는데...증거가 있으세요?”를 반복해 의구심을 키웠다.

 

이유 4. 사망 직전 김광석의 결정

아내의 재혼 사실, 친구와의 불륜으로 연이어 충격과 분노에 빠진 김광석은 사망 전날 장모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할 거다, 위자료는 한 푼도 못준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고 고인의 매니저는 증언했다. 사고 당일 서교동 소재 대원빌딩 1층 컨테이너 박스에는 전과 경력이 있는 서씨의 오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광석은 음반계약과 저작권 수익 당사자로 향후 불란을 대비해 자신이 아닌 아버지로 명의를 변경해 놨다.

 

이유 5. 100억대 재산 둘러싼 다툼

사후 46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고인의 아버지와 서씨간 이뤄진 수차례 전화통화 내용은 충격을 안겨준다. 서씨는 시아버지를 향해 돈문제와 관련해 윽박지른다. 결국 김광석의 아버지는 자신이 사망하면 음반에 대한 권리를 손녀에게 상속하기로 명시했다. 2005년 김씨의 사망 이후 양측 가족간 법정소송 끝에 100억원에 이르는 서교동 건물과 음반 저작권 및 음원 수입은 손녀에게 양도됐고, 위탁관리자였던 서씨는 발달장애인 딸이 성인이 됐음에도 여전히 직접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영화 '김광석' 포스터, 티저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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