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신나게 극장가를 질주할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주연 배우 안셀 엘고튼이 내한했다.

오늘(25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감독 에드가 라이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날 시사회 이후 펼쳐진 기자간담회 행사에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안셀 엘고튼이 참석, 영화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 "예나 지금이나 결국 성장담"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와 호러를 결합한 독특한 장르의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 거침없는 액션과 재기발랄한 코미디를 선보인 '뜨거운 녀석들' 등 매 작품마다 독특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화제를 모아왔다. 이번에는 음악이 주를 이룬 카레이싱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메가폰을 잡았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한 인물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재치있는 방식으로 연출하는 기량을 뽐냈다. 감독은 이에 대해 "제 전작들 모두 주인공이 스무살이든 마흔살이든 다 성장기를 그린다. '베이비 드라이버'도 한 어린 범죄자의 탈출기, 성장기, 극복기를 다룬다. 직업이 탈출 전문 드라이버인데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탈출하는 것 또한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청각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탈출 전문 드라이버가 직업인 주인공에게 이명 증상을 적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은 "실제 그 증상을 가진 분들이 울림으로 음악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됐다. 나도 어릴적 이명을 앓았는데 당시엔 이런 방법이 있다는 걸 몰랐다. 제 이런 경험을 녹여낸 캐릭터를 생각하고 있었고, 이 영화에선 베이비가 음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인물이었으면 싶었다"고 답했다.

 

안셀 엘고트 "서울 방문 두번째…방탄소년단과 친하다"

'안녕, 헤이즐'에서 어거스트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셀 엘고트가 이번 작품에선 뜨거운 젊은 피의 질주 본능으로 컴백했다. 서툰 말투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한 안셀 엘고트는 "서울 방문은 두번째다.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문화와 사람들이 좋고 음식도 좋아한다. 어제 저녁에만 해도 고기를 구워먹는 곳에 갔는데 앞에 불판이 있더라"라며 자세한 한국 탐방기를 전했다. 

안셀 엘고트의 방한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엘고트는 "영화 속 베이비처럼 저 역시 음악을 사랑하고 있고 음악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작년에 서울에서 열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 DJ로 왔었다. 이번엔 영화 홍보차 왔는데, 매우 기쁘고 매년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셀 엘고트는 이날 방탄소년단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 음악을 좋아한다. K팝은 정말 독창적이고 쿨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을 만나볼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연 엘고트는 "방탄소년단과는 계속 연락도 하고 있다. 몇 시간 후에 랩몬스터와 뷔를 만나기로 예정돼 있다"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우리 영화를 많이 응원해주고 있어서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역할 준비…베이비 캠프 온 것 같았다"

귀신 같은 운전 실력을 가진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를 연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따라붙었다. 안셀 엘고트는 "감독님이 운전 훈련을 심층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저 그린 스크린을 뒤에 깔고 배우는 핸들만 움직이는 식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이 영화는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실제 도로와 자동차를 활용해 촬영했다. 저도 극중 베이비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따라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았다. 한달 넘도록 스턴트들과 훈련을 했고, 나중엔 개인적으로 친구들을 차에 태워 겁을 주기도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수화, 안무 훈련 등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을 철저히 준비했다. 한달동안 이어진 베이비의 여름 캠프 같았다"고 전해 연타로 웃음을 전했다.

 

'베이비 드라이버'만의 차별점은? "음악 그 자체"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비롯해 할리우드엔 카레이싱 영화가 차고 넘치지만 '베이비 드라이버'가 신드롬급 인기를 몰고온 이유는 확실히 여타 영화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이 영화는 음악 그 자체다. 모든 신과 액션이 음악을 기반으로, 음악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베이비 드라이버'의 차별점을 밝혔다.

'베이비 드라이버'에 삽입된 30여개의 곡은 에드가 라이트의 탁월한 선곡 감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감독은 "모든 수록곡 전부 좋아하는 노래다. 극적이고 템포가빠른 곡도 있고, 각 장면이나 이름과 관련된 테마적인 음악도 있다. 가사 자체가 영화에서의 상황을 대변하기도 한다. 맥락을 바꾸주거나 맥락과 대비되는, 유머러스한 노래를 튼다든지 여러가지 방식으로 곡들을 활용했다"며 노래 선곡의 기준을 밝혔다.

음악 뿐만 아니라, 모든 소리 효과들이 연동돼서 하나의 곡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의 사운드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을지도 궁금증을 모은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음악을 선곡한 후 거기에 맞춰서 액션과 대본을 개발했다. 음악에 맞춰 시나리오를 쓴 후 비주얼과 액션 작업도 했고 연습과 리허설도 많이 했다. 특히 퀸 곡은 노래 자체가 복잡해서 쉽지는 않아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고 밝혔다.

안셀 엘고트는 수록곡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Easy'를 꼽았다. "피아노 선율이 좋다"고 이유를 밝힌 엘고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의 한 소절을 부르기도 해 기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한국 관객들 향한 마지막 인사와 당부

마지막으로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안셀 엘고트는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우리가 열심히 촬영한 영화를 한국 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한국 시네마의 굉장한 팬이라서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을 것 같다. 곧 이어질 봉준호 감독과의 GV도 기대하고 있겠다"고 전했다.

안셀 엘고트는 "'베이비 드라이버'는 액션, 로맨스를 담고있는 세련된 영화다. 단순히 언어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라 음악과 이미지 역시 함께 전달하는 글로벌한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 영화팬 분들도 공감하면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관람을 권유했다.

한편 ‘베이비 드라이버’는 귀신같은 운전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안셀 엘고트)가 한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9월 14일 개봉.

 

 

사진 최교범(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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