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5, 직장인 겸 대학원생)

1. 예술

여러 장르 중 특히 시각예술 덕후다. 예술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준다고 믿는다. 대학원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있고, 지금도 예술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기운이 좀 떨어졌다 싶으면 날을 잡아서 갤러리와 미술관에 간다. 그럼 나 자신이 정말 빵빵하게 충전됨을 느낀다. 요즘은 몇 개월째 김희천의 작업에 빠져있다. 개인사를 남다르게 풀어내는 그만의 방식이 너무 좋다.

 

2. 블리자드

게임도 좋아한다. 자타공인 '블빠'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부터 '하스스톤'까지 블리자드 사의 거의 모든 게임을 섭렵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이다. 요즘은 일하느라 매주 두어 시간씩 '공격대 찾기'를 플레이하는 정도로만 라이트하게 즐긴다. 마이에브 섀도송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는데, 일리단 스톰레이지와의 파국적인 러브스토리가 정말 매혹적이다. 게임을 하면서 예술적 요소를 찾아내는 것도 좋아하는데,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의 레이드 '울두아르'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내가 주로 플레이 하는 고블린 마법사, 얼음펀펀. 마법사 전당에서 근엄하게 포즈를 취해 보았다.

 

3. 젤리

 

오랫동안 사무실에 앉아 있다 보니 입이 심심할 때가 많다. 그래서 젤리를 종종 먹는 편인데, 얼마 전에 동생이 일본에 다녀와서 사준 곤약 젤리가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남은 것들을 열심히 아껴먹는 중이다.

 

4. 베를린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베를린. 제일 좋아하는 도시다. 물가도 싸고, 현대미술의 최전선에 있는 갤러리들이 즐비하고, 재미있는 클럽도 많고,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도시다. 베를린에 간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회사에서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반드시 방문할 것이다. 미테에서 갤러리를 둘러보고 프란츠라우어베르크의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빈티지 샵을 둘러보고 크로이츠베르크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고 싶다.

 

5. 논문

대학원생이다 보니 늘 논문이라는 족쇄에 매여 있는 느낌이다. 내 할 일을 다 끝내고 나서도 '아, 논문 써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2개월 전부터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는 나의 논문… 곧 다가오는 개강이 살짝 두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6. 소주

술은 주종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잘 마시는 편이지만, 특히 소주를 좋아한다. 요즘 업무가 힘들어서 그런지 소주가 달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하하.

 

7. 외국어

요즘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내 외국어 실력에 한계를 느끼는 때가 많아졌다. 위기감을 느끼고 소소하게나마 틈나는 대로 외국어 공부를 하려고 노력한다. 막 시작해서 걸음마 단계인 중국어가 아직은 재미있다.

 

8. 그린커리

힘들 때면 음식에서 위안을 찾는 편이다. 요즘 들어 부쩍 그린커리 생각이 많이 난다. 아무 그린커리 말고 반드시 이태원 왕타이의 그린커리여야 한다. 커리 특유의 향과 매콤함, 코코넛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그 맛이 너무 당긴다.

 

9. 타가메 겐고로

타가메 겐고로는 일본의 게이 에로틱 망가 아티스트다. 처음에는 인터넷 상의 밈으로 접하게 되었지만, 어느새 그의 작품들에 푹 빠져버린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에서는 대부분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정식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개성 있고 섬세한 묘사와 참신하고 탄탄한 플롯 구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요즘 꿈이 생겼는데, 그건 타가메 겐고로의 전시를 한국에서 기획하고 실행하는 거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뭐. 꿈은 얼마든지 꿀 수 있는 거니까!

 

10. 813

 

요즘 내 출근길을 책임지는 모스크바 출신의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다. 80년대 영화와 8비트 게임 사운드가 떠오르면서도 상큼하고 쥬시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어떤 트랙이든 813의 손을 거치면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진다. 만원 버스 안에서도 그의 '과즙 터지는' 사운드를 듣고 있으면, 조금은 견딜 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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