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대드는 후배들 뒤를 봐주느라 힘들었던 강원철은 시즌2에서 이창준이 남기고 간 한조그룹 사건들을 여전히 붙잡고 있었다. 이연재(윤세아)가 친 덫이라는 걸 알고도 입수경로가 불확실한 자료를 받아들기는 했지만, 그는 굴복하는 대신 사임이라는 길을 택했다. 검사로서 냉정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말랑한 구석도 있는 강원철은 현실에도 존재할까.

“소수의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분들은 언제나 있어왔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거에요. 그 신념을 꺾으려고 하는 세력들에 굽히지 않을 것인가 궁금하기는 해요. 강원철같은 인물은 많을 거에요. 단지 그게 현실에서 계속 까이고, 부딪혔을 거다 싶죠. 현실의 박성근은 강원철을 무의식적으로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기초적인 질서를 잘 지키려고 해요. 제가 도덕적이거나 소신을 크게 밝히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신호를 안 지키는 걸 보면 눈에 밟혀요. 빨리 강원철을 지워야 하는데”

이전에 비하면 시즌제 작품들이 많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이를 경험한 배우가 많지는 않다. ‘비밀의 숲’만 하더라도 tvN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장르물 시즌제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시즌제에 도전한 강원철에게 소감을 물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명절이 되면 당연히 고향에 가잖아요. 시즌2를 한다 그러면 그 다음의 고민이 없는 거죠. 그런 자연스러움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 안에는 설렘 있지만 무덤덤하게 가잖아요. 시즌3요? 한다고 하면 대본을 봐야겠죠(웃음)”

극 초반을 장식했던 통영 익사사건은 강원철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검찰 내부로 칼을 휘두르는 황시목을 모두가 견제할 때 유일하게 등을 밀어줬던 강원철이 전관예우가 의심되는 통영 익사사건의 결재 당사자였기 때문. 시즌1부터 ‘비밀의 숲’을 지켜본 시청자라면 그야말로 세게 뒷통수를 맞은 장면이기도 했다. 이 장면에 들어가는 사인을 만들기 위해 박성근은 몇번이나 연습을 했다고.

“글씨체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거라고 들었어요. 제 원래 필체로 하는 사인은 너무 둥글둥글 하더라고요. 강한 느낌을 만들기 위해서 손에 힘을 줘서 써봤어요. 그러다가 그 사인이 나온 거에요. 그게 참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더라고요. ‘강원철’ 이름으로 그 사인을 만들기가 힘들었어요”

③에 이어집니다.

사진=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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