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고 이상했던 알바생들의 존댓말이 사실은 감정노동이었다는 설문결과가 발표됐다. 알바몬이 한글날을 앞두고 알바생 21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알바생 5명 중 4명(79.8%)이 아르바이트 근무 중 무엇을 높이는지 알 수가 없는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해봤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엉터리 높임말을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그렇게 쓰지 않으면 어색하거나 무례하게 느껴질까봐’라는 응답이 44.6%의 높은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35.9%는 ‘그렇게 쓰지 않으면 불친절하다고 여기거나 항의하는 손님들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들 쓰니까 무의식적으로(34.6%)’, ‘극존칭에 익숙한 손님들을 위해 알아서 사용하는 것(26.4%)’이란 응답이 이어졌으며 ‘회사나 상사, 동료들로부터 그렇게 사용하도록 지시 또는 교육 받았다(3.3%)’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잘못된 표현인지 몰라서’라는 응답은 9.0%의 응답률을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해보지 않은 알바생 중 ‘잘 몰라서’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비중이 21.6%로 높았다. 막상 실제로 엉터리 높임말을 써봤다는 알바생 중 ‘몰라서’를 선택한 비중은 5.8%에 지나지 않았다.

사진=알바몬 제공

그렇다면 알바생들이 근무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해 본 엉터리 높임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위는 ‘이렇게 하시면 되세요(51.4%)’가 2위는 ‘그 메뉴는 안되세요(50.4%)’가 각각 차지했다. ‘이 제품은 할인이 안되세요(42.0%)’, ‘주문 되셨어요(30.3%)’, ‘이쪽에서 기다리실게요(24.9%)’, ‘결제금액은 OO원이십니다(19.3%)’, ‘주문하신 식사 나오셨어요(17.4%)’ 등이 꼽혔다.

이밖에 ‘저한테 여쭤보세요(8.8%)’, ‘주문하신 음료 가져가실게요(5.0%)’, ‘이번에 나오신 신상품이신데요(4.1%)’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러한 표현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그 메뉴는 안됩니다’ 등 사물이나 행동자체를 높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객에게 명령형으로 말하기가 꺼려져서 자주 사용하게 되는 ‘~실게요’란 표현은 ‘~해주세요’로 고쳐 쓸 수 있다. ‘여쭙다’는 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린다는 뜻이므로 고객에게는 ‘저한테 말씀하세요’ ‘저한테 질문하세요’로 사용하면 된다.

한편 알바생 대다수는 이러한 엉터리 존댓말이 사실은 감정노동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설문에 참여한 알바생 중 68.4%가 ‘고객을 극도로 높이는 이런 방식의 엉터리 존댓말이 감정노동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이런 응답은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해본 알바생(70.1%)에게서 그렇지 않은 알바생(61.4%)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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