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제대로 매체 연기를 시작한 건 2~3년에 불과하지만 박지연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배우다. ‘맘마미아’로 시작해 ‘레미제라블’, ‘원스’, ‘리차드3세’, ‘레베카’, ‘빨래’ 등 굵직한 무대에 연이어 올라왔다. 지난 10년의 발자취에 대한 소감에 “좋은 사람들이 나를 이끌어준 거 같아요”라고 밝혔다.

“후회되는게 있어도 그건 지나간 거니까요. 20대 시절의 제 모습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도 그 날들이 있었기 때문에 전환되는 시기도 맞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어릴 때는 자만심도 있었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니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나를 이끌어줬구나 싶어요. 한 편으로 사회 생활을 병행하다보니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던 건 후회가 되기도 하고요. 스스로한테 지난 10년 참 수고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쉽게 온 거 같으면서도 굉장히 힘든 일이 많았거든요”

뮤지컬이나 연극 팬들은 하나같이 열성적이다. 안방에서 TV만 틀어도 만날 수 있는 연예인이 아닌 무대나 배우를 좋아하는 일은 열정없이 해내기 힘든 일이기 때문. 뮤지컬로 박지연을 먼저 알았던 팬들은 누구보다 ‘비밀의 숲2’의 출연을 기뻐해준 사람들이기도 했다. 특히나 박지연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뮤지컬 ‘고스트’ 개막과 드라마 종영이 맞물려 더욱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제가 공연도 하고 있어서 공연을 예매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하죠. 시의적절하게 드라마가 잘 나왔고, 관심받을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거잖아요. 가장 대중적인 게 TV니까. 저는 공연을 하고 있고, 음악활동을 하는 분들도 계셔서 다양하게 즐겨주시면 참 좋죠”

익숙한 뮤지컬 무대를 떠나 처음 도전한 작품이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이후에는 ‘미스터션샤인’, ‘라이프’, ‘해치’, ‘더 킹: 영원의 군주’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박지연에게는 또다른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에는 너무 두려웠어요. 무대와 전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이걸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어요. 다행히 처음부터 큰 바다에 던져진 게 아니라 냇가에서 시작해서 강에도 가고, 바다도 만나고 꾸준히 발전해가고 있는 거 같아요. 다행히 많이 안정이 된 거 같아요. 초반에는 병행하는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지금은 드라마 촬영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이래서 선배님들이 다양하게 하시는 구나’ 싶어요. 여기서 부족한 면들은 다른 곳에서 채워주는 게 좋더라고요”

뮤지컬 배우도 저마다 다르겠지만 에너지 넘치는 여타 배우들과 결이 다른 박지연. 스스로를 “평범한 이과생이였어요”라고 소개한 박지연은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었고, 재능을 이용해서 대학을 가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연기를 한번 해볼까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밝혔다. 부모님의 뜨거운 지지를 얻으며 연기를 시작해고, 대형 뮤지컬 무대로 이어지며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온 것 같지만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부터 부지런히 오디션을 보고 다닌 결과였다.

올해 연초부터 ‘레베카’ 무대 지방투어를 하며 ‘더 킹’, ‘비밀의 숲2’ 촬영에 임했다는 박지연은 “바쁘기 쉽지 않은 해인데, 감사하게도 바쁘게 보낸 거 같아요”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고스트’ 무대가 기다리고 있어 연말까지 누구보다 부지런히 일해야 했다.

“한복도 입어보고, 가채도 써보고 임산부도 돼보고 미망인도 해보고. 검사 역할도 하고, 병원에도 가보고 하면서 많이 배웠거든요. 다른 세상 속에 사는 인물들을 제가 체험한다는 게 배우로서 당연한 일인데 너무 신기한 일인 거 같아요. 그래서 재미있었어요”라며 연기의 기쁨을 전하는 박지연의 다음 작품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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