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 피해 지역에서 상황에 맞지 않은 캠페인 같은 행동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 피해지역인 텍사스주(州) 해안지역 코퍼스크리스트를 방문했다. 이날 트럼프는 마치 재선 캠페인의 일환 같은 정치 연설을 선보였고, 멜라니아는 백악관을 나서며 신은 킬힐 때문에 논란을 야기했다. 

트럼프는 텍사스주(州) 현지 소방서에서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후, 'USA'가 적힌 야구모자에 텍사스주 깃발을 든 채 사다리 위로 올라갔다. 이어 "이런 비극적인 시간은 미국의 강인함과 관용, 회복력을 드러내게 해준다. 그 무엇도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민들의 단단한 정신력을 깨뜨릴 수는 없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마중 나온 텍사스 지지자들

트럼프는 이어 현장에 모인 지지자 수백명을 둘러보며 "당신들을 사랑한다. 당신들은 특별하고 우리는 당신들을 보살피고 싶다. 역사적이고 엄청난 일이지만 텍사스에서 일어났다. 텍사스는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도 피해자들을 향한 애도와 이후 조치에 대한 언급보다는 "휴스턴과 텍사스 전역에 전례없는 규모의 비가 내리고 있다. 시민들의 정신력이 대단하다.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이지만, 좋은 소식은 현장의 사람들이 훌륭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했다.

미국 애틀랜틱지는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들을 두고 "이상하다"라고 표현했으며, 텍사스 현지 언론 댈러스 모닝의 소속 기자 역시 당시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향한 애도를 표하기 보다는 지지자들의 환호성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이날 텍사스행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킬힐(스틸레토)을 신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SNS 상에선 수해 현장을 찾는 퍼스트레이디의 킬힐 착용은 부적절하며, 백악관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코미디언 제시카 커슨 역시 트위터에 “백악관, 대단한 아이디어다. 폭우 잔해는 굽으로 찍어 치우면 되겠다”는 글을 적을 정도였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셤은 “텍사스에 자연재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신발에만 관심을 갖다니 안타깝다”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론이 확산되자 멜라니아는 텍사스에 도착한 후 흰색 운동화로 갈아신었다. 

뉴욕타임스는 “단순히 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번 논란을 분열된 유권자의 하찮음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대통령을 둘러싼 여론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그녀는 자연재해를 멀리서,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옷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사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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