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고있는 걸까. 10월 22일 개봉하는 영화 ‘종이꽃’은 자신의 방법대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들의 이야기에서 어려운 현실 속 살아가야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 1PICK: 안성기 X 유진 X 김혜성, 희망을 전하는 연기

안성기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그는 ‘종이꽃’으로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이 연기의 기준점이 되는 건 아니지만 안성기는 그동안 이어왔던 자신의 올곧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전해지는 캐릭터의 감정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종이꽃’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유진이 연기한 은숙이었다. 삶에 지쳐가는 장의사 성길(안성기), 그의 아들 지혁(김혜성)에게 희망을 안기는 이가 바로 은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숙 역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유진은 현재의 밝음과 과거의 어두음을 동시에 보여주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11년 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유진이 복귀가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다. 김혜성은 몸이 불편한 연기뿐만 아니라 은숙에 의해 서서히 감정이 변화하는 지혁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 2PICK: 버디 무비에만 케미가 있다고? ‘종이꽃’에도 있다

‘종이꽃’은 예상치 못한 케미를 보여준다. 영화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안성기, 김혜성이 부자로, 유진과 아역배우 장재희가 모녀로 등장한다. 하지만 케미는 정반대의 관계에서 터진다. 안성기와 장재희, 유진과 김혜성이 한 팀을 이룬다. 마치 서로 아픔을 가진 가족들이 서로의 일상에 들어가 보듬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노을 역을 맡은 장재희는 장의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직업적 윤리에 마음이 흔들리는 성길에게 해답을 제시한다. 아들 지혁의 사고 이후 이웃에게 마음이 닫혀있는 성길의 문을 연 것도 노을이었다. 츤데레 성길과 노을의 케미는 고양이 장례식 장면에서 제대로 터진다. 지혁은 새로온 간병인 은숙에게서 독특한 모습을 발견한다.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비가 오는 창밖을 보며 감성에 젖으며 은숙은 지혁에게 삶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로 인해 지혁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 3PICK: 어차피 죽는 인생이라면 의미있는 삶을 살다 가길...

‘종이꽃’은 살고 죽는 경계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장의사인 성길, 사고 후 하반신 마비가 돼 죽고 싶어하는 지혁,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다가 사망한 동네 국숫집 사장님, 받은 돈만큼 장례를 치르려는 상조회사 등 영화 속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담겨있다.

영화는 무조건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때론 좌절하기도 하고 때론 힘을 내기도 할 수 있는 게 인생이라는 걸 말한다. 성길은 산 사람만큼 죽은 사람을 조심히, 소중히 다룬다. 그의 직업이 장의사인 것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 험난한 세상을 살다간 이에 대한 존중의 표시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다른 삶을 살지만 죽는 건 똑같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는 삶이 아닐까 싶다. 러닝타임 1시간 43분, 12세 관람가, 10월 22일 개봉.

사진=‘종이꽃’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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