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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재명 "유아인, 몸만 툭 쳐도 서로 감정 다 통했어요"

소리도 없이 관객들을 찾아온 유아인과 함께 유재명이 비어있는 사운드를 가득 채워준다. 10월 15일 개봉한 ‘소리도 없이’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유아인, 유재명의 찐 케미를 입증했다.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 중인 유재명이 ‘소리도 없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범죄 스릴러지만 기존의 틀을 뒤틀며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한다. 말 없는 태인(유아인) 캐릭터,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설정 등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소리도 없이’는 선과 악 경계의 모호함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10의 마이너스 13승을 ‘모호’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답을 찾기 어려운 걸 말하죠. 우리는 매일매일 잘못을 하면서도 ‘괜찮겠지’라고 판단하고 안심하죠. 누가 나쁜 사람인지 선한 사람인지 모호한 경계 속에 사는 태인과 창복(유재명)이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분들도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저희 영화에는 세 가지가 없어요. 설명, 욕, 화내는 사람. 참 재미있는 영화 아닌가요?”

“창복은 말을 하지 못하는 태인을 대신해 사운드를 가득 채우죠. 태인처럼 이렇게 말 없는 캐릭터를 만난 것도 처음이었어요. 창복이 하는 말들은 이성적이지 않고 프로정신도 없죠. 그냥 아무 말 하는 거예요. 자세히 들어보면 별 뜻이 없어요. 그래서 대사량이 많다고 해서 부담이 되진 않았어요. 상대적으로 유아인 배우가 말이 없어서 힘들 것 같았죠. 말 많은 캐릭터와 말 없는 캐릭터의 만남이라 배우들끼리 완급조절이 필요했어요. 관객분들이 두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도록 말이죠.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범죄 스릴러 영화 ‘소리도 없이’엔 브로맨스가 존재한다. 자극적이고 어두울 것만 같은 이 영화에 유아인과 유재명은 브로맨스 케미를 터뜨리며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마치 친형제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유아인은 유재명을 믿었고, 유재명은 유아인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했다.

“유아인 배우와 나이차가 좀 났죠.(웃음) 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은데 유아인 배우는 하고 싶은 말들을 주체적으로 해서 보기 좋았어요. 선후배라는 위계 관계 따윈 느끼지 못했죠. 그냥 동료였어요. 마치 ‘이태원 클라쓰’에서 만난 박서준 배우와 비슷했죠. 저는 늘 연기를 분석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데 젊은 배우분들은 감각적으로 연기를 해요. 정말 부러웠어요. 아니 저보다 더 잘한다고 느껴졌죠.”

“태인 역을 맡은 유아인 배우가 연기하면서 말 한마디 없다고 해도 케미는 생겼죠. 말을 안 해도 말이 통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몸을 툭 치면 서로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으니까요. 두 남자의 소소한 일상을 따라가다 보니 기묘한 이야기가 되고, 기묘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충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죠. 아마 두 캐릭터 모두 말을 안 했으면 충격적이지도 이상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소리도 없이’는 참 아이러니한 영화다. 분위기도, 장소도, 대사도 눈으로 보여지는 것과 다르다. 태인과 창복의 관계는 영화에서 자세히 드러나지 않고 이들의 주변 사람들, 이들과 엮이는 사람들 모두 모호하게 느껴진다. 유재명 감독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영화에 참여하며 첫 장편영화 연출을 맡은 홍의정 감독을 믿었다.

“홍의정 감독님은 되게 재미있으신 분이에요. 자기 레퍼토리가 끊임없이 있죠. 성격도 유하고 많이 웃으세요. 멋진 동료를 또 한 명 만난 것 같아요. 감독님이 저와 유아인 배우를 케어할 때보다 아역배우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게 힘드셨을 거예요. ‘소리도 없이’에 어린 배우들이 나오잖아요. 그들이 영화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죠. 제가 연기를 30년 했어도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는지...다들 천재 같았어요. 특히 초희 역을 맡은 문승아 배우를 보고 있으면 그 눈에 빨려 들어갈 정도였죠.”

“영화에서 창복과 태인에 대한 설명이 적어 유아인 배우와 캐릭터 전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제가 생각한 창복은 무릎을 다쳐서 수술을 해야하는데 가정형편 때문에 못하고 살아온 인물이었죠. 어쩌다 시체 처리를 부탁받게 됐는데 소심한 성격이어서 거절도 못해요. 그런데 사슴같은 눈을 가진 아이를 맡게 된 거예요. 태인과의 관계도 어쩌면 창복이 유괴했을 수도, 숨겨둔 아들일 수도 있겠죠. 이렇게 파고들면 들수록 복잡해지니 영화에서 캐릭터 설명이 줄어든 거예요. 감독님이 좋은 판단을 하셨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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