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능력치를 가늠하는 기본적인 지표가 바로 방어율이다. 1982년 KBO 리그가 출범한 이래 많은 방어율왕이 나왔지만, 3점대는 2003년 셰인 바워스(3.01)와 2014년 릭 벤덴헐크(3.18) 단 두 명 뿐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역대 3번째 3점대 평균자책점 왕이 나올 조짐이다. 5일 현재 리그에 평균자책점 2점대 투수를 찾아볼 수 없다.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였던 kt 외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가 2일 SK와 경기에서 3이닝 동안 7점을 주면서 평균자책점이 2.78에서 3.14로 치솟았다. 현재 방어율 1위는 두산 장원준(3.10)이고, 2위가 피어밴드(3.14)다.

선발투수의 경우 2점대 방어율은 특급 에이스의 훈장으로 여겨진다. 3점대 초반까지는 정상급 투수로 취급된다. 하지만 KBO리그는 최근 몇 해 극심한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특급 에이스'가 부재하다.

36년 KBO역사상 2점대 방어율 투수가 없었던 시즌은 2003년과 2014년, 단 두 해 뿐이었다. 하지만 2003년은 2명의 50홈런타자, 6명의 30홈런 이상 타자가 나온 극 타고투저의 시대였다. 2014년에도 30홈런 이상 타자가 7명에 달했다. 올해는 30홈런을 넘은 타자는 고작 4명 뿐이다.

KBO가 지난 2년간 리그에 득세했던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면서 시즌 초반엔 투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5월을 마쳤을 때 리그 평균자책점이 4.5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했던 5.00보다 확연히 낮아졌다. 

그런데 6~7월 날씨가 더워지면서 리그 평균자책점이 6월 5.66, 7월 5.23으로 마운드 약세가 이어졌다. 특히 5월을 마쳤을 때 8명이었던 2점대 ERA 선수가 8월에는 피어밴드만 남았다. 하지만 이제 그 피어밴드도 3점대로 올라섰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리그에서 타자들과 비교해 투수들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리그 3할 타자는 현재 29명에 달한다. 최근 몇 년 간 뿌리내린 타고투저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시름은 깊어간다.

 

사진=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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