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만 가득할 것 같은 강남에도 걷기 좋은 산책길이 꽤 많다. 서울관광재단이 산책, 조깅, 등산 등을 위한 강남과 서초의 도심 속 공원과 산을 소개한다. 

# 능과 능을 잇는 산책로...삼릉 삼색의 멋, 서울 선릉과 정릉

선정릉의 정식 명칭은 서울선릉과정릉(사적 제199호)이며 선릉과 정릉 두 기의 왕릉이 있는 묘역이다.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정릉, 선릉 순으로 닿는다. 능을 둘러싼 숲이 저마다 특색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정현왕후 능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은 소나무 군락지다. 청량한 기운이 산책로에 가득하다. 정현왕후 능은 성종릉과 구조가 비슷하나 병풍석 없이 난간석만 둘러 소박한 기품을 드러낸다.

정현왕후 능에서 성종 능으로 가는 길에는 활엽수가 우거져 단풍이 곱다. 종 능은 정현왕후 능보다 봉분이 훨씬 높고 병풍석을 둘러 위엄을 갖췄다. 능침 공간이 꽤 높기 때문에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아주 좋다. 

해 질 녘 선릉과 정릉 돌담길을 따라 봉은사까지 걷는 길도 운치 있다.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있으니 들러볼 만하다. 선릉과 정릉 정문에서 봉은사 앞까지 도보 20~30분 걸린다. 선릉과 정릉 일대는 고깃집과 술집, 추어탕, 설렁탕, 백반집, 초밥집 등이 즐비하다.

# 안창호 선생의 발자취, 낮과 밤이 아름다운 도산공원

도산공원은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도산공원 내 주요 시설로는 도산 선생의 업적을 기념하는 도산안창호기념관과 도산 선생 내외 묘소, 도산 선생 동상, 도산 선생 어록비 등이 있다. 묘소를 중심으로 산책로를 둥글게 조성했다. 규모가 작은 공원이나 산책로 주위에 숲이 우거지고 화단이 있어 휴식하기 좋다.

도산공원 정문 앞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리버사이드길'이라 부른다. 도산 선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서 독립운동한 것을 기념해 이름 붙인 것이다. 프랑스 명품서적 브랜드 애슐린의 책을 전시·판매하는 북카페 애슐린 라운지와 메종에르메스 도산파크,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등 문화&쇼핑 공간이 있으며 길 입구에는 도산대로의 랜드마크 호림아트센터가 자리했다.

도산공원 주변 골목에 식당과 카페도 많다. 도산공원 뒤쪽 강서면옥(압구정점)은 이 지역에서 알아주는 평양냉면 맛집이다. 도산공원 정문 쪽에는 모든 빵이 맛있다고 소문난 아우어베이커리, 당근케이크 맛집 세시셀라 등이 있다. 

# 가을 단풍의 시작! 양재천 근린공원 숲길까지 이어지는 양재시민의숲

양재시민의숲은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양재 톨게이트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소나무, 느티나무, 당단풍, 칠엽수,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다양한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느티나무, 당단풍, 칠엽수가 우거진 구역은 단풍 명소로 유명하다.

양재시민의숲은 매헌로를 사이에 두고 북측과 남측 구역으로 나뉜다. 둘 다 공원 둘레를 돌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북측 1번 입구에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뒤로 자연학습장, 야외공연장, 어린이놀이터, 분수대, 야외예식장, 바비큐장, 캠핑장, 테니스장, 쉼터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매헌로를 건너면 남측 구역이다. 남측은 북측보다 면적이 작고 위령탑이 모여 있다. 북측 구역과 연결되는 양재천 근린공원 숲길 산책로도 있다. 제방 위 숲길 산책로는 훤칠한 메타세쿼이아와 편백이 산책로 양옆에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양재천 숲길 산책로 중 강남대로인 영동1교와 논현로인 영동2교 사이의 700m 구간을 '연인의 거리'라 부른다. 물소리 정원, 연인의 정원, 사랑의 정원, 고백의 정원 등으로 구간을 나눠 벽화, 조형물, 벤치 등을 설치해 놓았다. 도롯가에는 양재천 카페거리가 형성돼 있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카페, 테라스가 있는 와인바들이 줄지어 있다.

# 달빛무지개분수와 세빛섬...화려하게 빛나는 반포한강공원

반포한강공원은 반포대교를 중심으로 한남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강변 공원이다. 6개의 다른 한강공원과 마찬가지로 축구장, 농구장, 놀이터 등의 체육시설과 수상 요트, 모터보트, 수상스키 같은 수상 레저 시설을 갖췄다.

세빛섬은 수상 복합 문화 공간이다. 건물 안에 웨딩홀, 카페, 대관실, 편의점, 레스토랑, 전망시설을 갖췄다. 밤에 무지갯빛 조명을 밝히면 분위기가 환상적으로 변한다. 튜브스타를 타고 한강 일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반포대교에 설치한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인 달빛무지개 분수도 볼거리다. 조명 200여 개가 공중에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를 무지갯빛으로 물들인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일 4~6회 가동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시행에 따라 중단한 상태다.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중간에 있는 서래섬은 산책로와 쉼터, 꽃밭, 철새도래지, 수상스키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서래섬 둘레 수양버들과 억새도 꽤 운치 있다. 해 질 녘 강변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반포 허밍웨이는 동작역과 고속터미널역 사이, 반포천을 따라 걷는 약 500m의 도보 전용 길이다. 길 양옆에 벚나무가 늘어서 있어, 가을에 단풍 터널을 이룬다.

# 등산 초보자도 거뜬한 서초구 우면산, 예술의전당 음악분수도 함께

우면산(293m)은 서울시 서초구와 과천시 하동 경계에 있는 산이다. 우면동·서초동·양재동·방배동과 인접해 도심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산행 코스가 다양하고 산행길이 짧으며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산에 오를 수 있다. 운동기구를 갖춘 쉼터, 정자, 전망대, 약수터 등의 편의시설도 촘촘한 간격으로 설치해 놓았다.

서울둘레길 4코스(대모·우면산 코스)에 해당한다. 서초약수터(샘터)에서 소망탑으로 올라 예술의 전당으로 내려오거나 역순으로 걸으면 수월하다. 산행 소요 시간은 천천히 걸으면 약 1시간 걸린다. 산행 거리가 짧지만, 평지 구간이 거의 없고, 소망탑까지 줄곧 오르막이다. 소망탑 전망대는 도심 전망이 좋다. 예술의 전당, 동작대교, 반포대교, 남산, 북한산, 강변북로, 롯데타워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할 때는 대성사를 거쳐 예술의전당으로 걷는다. 소망탑에서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올라왔던 길을 470m쯤 다시 내려가다 보면 대성사 이정표가 보인다. 또 다른 길은 소망탑에서 진행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100여 개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시골 뒷산 같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길가에 야생화 군락이 흐드러졌다. 사방댐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 두 개를 지나면 대성사 아랫길과 만난다.

예술의전당 마당에서 펼쳐지는 세계음악분수쇼가 볼만하다. 10월 30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분수쇼를 한다. 가동 시간은 12시부터 밤 9시 10분까지 평일 3회, 주말·공휴일 5회, 1시간씩 가동한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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