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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클래식 OST음반 청원...김민재 '헌정'부터 박은빈 'FAE 소나타'

올가을 클래식 음악 바람을 지펴올린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열성 팬들이 주연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주 클립 영상을 무한 반복 시청하는 것을 넘어서 극에 깔린 클래식 명곡들을 수록한 OST 앨범 발매를 요청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9세 클래식 음악학도들의 우정과 사랑, 꿈과 행복을 다룬 이 드라마는 첫회부터 마지막회에 이르기까지 서사의 모티브 역할을 하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비롯해 서정적 분위기와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클래식 음악을 곳곳에 배치해 안방극장에 귀호강을 선사했다. 더욱이 답답한 코로나19 현실 속 시청자들에게 오랜 시간과 추억이 축적된 음악으로 위로를 전했다.

방영 이후 FM 라디오 클래식 음악방송에서는 극중 등장한 ‘트로이메라이’를 비롯해 슈만의 ‘헌정’,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등이 재조명받으며 빈번하게 틀어지고 있다.

이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스페셜 앨범은 나와있는 상태다. 내로라 하는 ‘음원강자’들이 총출동했다.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펀치의 '클로즈 투 미'와 '널 사랑했던 한 사람', god의 '지금 만나러 갈게', 첸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긴 '너의 달빛', 청아한 태연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내일은 고백할게'가 담겼다.

또 김나영의 점점 깊어지는 슬픔을 표현한 '그리워하면 그댈 만날까봐'와 아이즈원 조유리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더해진 'My Love(마이 러브)',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케이윌의 '아름다운 한 사람', 쇼팽의 클래식곡을 샘플링한 거미의 '노래해요 그대 듣도록', 백현의 'happy(해피)'까지 수록됐다. 이외 연주곡 17곡을 포함한 총 28곡이 담겼다.

이와는 별개로 드라마에서 바이올린 전공 음대생 채송아(박은빈),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 박준영(김민재), 바이올리니스트 이정경(박지현), 첼리스트 한현호(김성철) 등이 직접 연주하거나 장면에 등장했던 곡들을 소환하고 있는 것.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1회)

꿈이었던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지 못한 송아가 무대 밖에서 창문 넘어로 무대 위 준영을 바라보는 장면에 등장한 이 곡은 웅장하고 비장미 넘치는 독주와 화려한 오케스트라 협연이 압권이었다. “내 안에 담긴 것이 작고 초라하게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는 송아의 슬픈 내레이션과 차이콥스키와 더불어 러시아 후기낭만파 양대 주자인 라흐마니노프의 아름답고도 웅혼한 선율이 대비돼 감정을 극대화시켰다.

◆ 슈만 ‘어린이 정경’ 중 ‘트로이메라이’(2회 外)

이 드라마의 키워드인 ‘꿈’을 표현한 테마곡이다. 2회를 시작으로 중간중간 등장하며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 김민재가 연주해 몰입도를 높였다. 슈만 ‘어린이의 정경’ 중 제7곡 ‘트로이메라이’는 정경을 향한 준영의 마음을 상징하는 곡이다. 처음에는 연민에서 치기 시작했고, 점차 차오르던 욕망을 비워내는 도구로 연주했다. 준영이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며 연주한 이 곡은 송아에게 있어선 바이올린에 대한 꿈을 떠올리도록 해줬다.

◆ 라벨 ‘치간느’(2회)

송아가 준영의 페이지터너가 된 장면에 삽입된 곡이다.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라벨이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을 모델로 삼은 동시에 파가니니 카프리스의 기교적 면모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곡이다. 소박한 느낌의 무반주 바이올린 카덴차, 화려한 피아노 연주를 지나 바이올리니스트의 초절기교가 요구되는 부분으로 전개된다. 유망주 바이올리니스트 고소현이 양지원 역으로 출연해 바이올린 연주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 베토벤 ‘월광’ 소나타 2악장 X Happy Birthday(3회)

짝사랑으로 상처받은 송아의 생일에 준영은 말보다 음악으로 위로를 건넸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2악장을 연주하다가 생일축하곡 ‘Happy Birthday’로 변주된 피아노 선율에 이어 송아를 “친구로서” 따뜻하게 안아주는 포옹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하지만 그날 나는 알 수 있었다. 말보다 음악을 먼저 건넨 이 사람 때문에, 언젠가 내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다시 닥쳐온다면 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릴 것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상처받고 또 상처받으면서도 계속 사랑할 것임을…그날, 알았다”란 송아의 내레이션으로 명장면을 연출했다. ‘월광’은 8번 ‘비창’, 23번 ‘열정’과 함께 베토벤 3대 피아노 소나타로 손꼽힌다.

◆ 멘델스존 피아노 트리오 1번 1악장(4회→16회)

피아노 박준영과 첼로 한현호, 바이올린 이정경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연주했던 피아노 트리오 곡이다. 경후문화재단 연말 공연을 준비하며 세 사람은 다시 이 곡을 연습하게 됐고, 흔들리는 우정 속에서 연습은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나문숙(예수정) 이사장 추모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다.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 2번 2악장이 가장 유명한 곡이지만 류보리 작가가 정말 사랑하는 곡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선곡했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서로를 맴돌거나 함께 유니즌으로 연주하고, 피아노가 두 악기를 받쳐주는 느낌이기 때문에 준영-정경-현호의 관계와도 비슷하다고 여겨 골랐다.

◆ 브람스 F-A-E 소나타 스케르초 악장(15회)

송아의 졸업연주회 장면에서 브람스의 ‘F-A-E 소나타’(스케르초 악장)가 등장했다. 1853년 슈만과 디트리히, 브람스가 바이올리니스트 요세프 요하임을 위해 함께 만든 곡이다. 디트리히가 1악장 알레그로를, 슈만이 2악장과 4악장을, 브람스가 3악장을 작곡했다. 장엄하고 빠르게 그리고 긴장감 있게 시작되지만 중간에 숨막힐 듯 아름다운 멜로디가 나오다 다시 긴장감 넘치는 연주가 진행된다.

음악가로 녹아든 배우 박은빈과 김민재의 실연과 빛나는 호흡이 화면을 장악했다. F-A-E는 “자유롭지만 고독하게”란 뜻이다. 류보리 작가는 선곡 이유에 대해 “송아가 준영에게 하는 ‘자유롭지만 행복하게(F-A-F)’란 말과 엔딩 내레이션으로 드러내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 리스트 편곡 슈만 ‘헌정’(16회)

준영의 졸업연주회 앙코르 곡인 리스트 편곡 슈만 ‘헌정’은 슈만이 클라라와 결혼식 전날 밤, 사랑과 행복이 가득 담긴 성악 가곡집 ‘미르테르의 꽃’ 중 첫 번째 곡이다. 훗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리스트에 의해 피아노곡으로 편곡됐다. 코다(Coda)에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가 삽입돼 잔상이 더욱 강렬하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나의 영혼 나의 심장/당신은 나의 기쁨이자 고통/당신은 나의 세계 나는 그 안에서 산다네...당신은 휴식이자 마음의 평화/당신은 내게 주어진 하늘/당신의 시선은 나를 밝게 비춰준다네/당신은 나를 사랑으로 들뜨게 하네/나의 선한 영혼을, 보다 나은 나를>

류보리 작가는 가사를 시청자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 준영이 가사지를 인쇄해 옆에 두고 연습하는 장면으로 활용했다. 준영이 앞서 이별 통보를 한 송아에게 용기내어 “사랑한다”고 고백한 뒤 “시간이 좀 필요하다. 기다려줄 수 있겠느냐”는 송아를 묵묵히 기다리며 어떤 마음으로 ‘헌정’을 연습했는지도 영상으로 함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한 장면이라고 밝혔다. 말 없는 음악으로 마음을 전함으로써 송아의 마음을 되돌렸기에 덕후들에겐 금쪽 같은 곡이다. 

◆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작품 23 5번(7·10회 유교수 레슨실, 9회 학교 연습실)

라흐마니노프는 ‘프렐류드’ 24곡을 남겼다. 프렐류드는 비르투오소(매우 뛰어난 실력을 갖춘 명 연주자)들만 소화할 수 있는 화려하고 난해한 테크닉과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깊은 감성,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음악의 색채미가 다채롭게 변주되는 곡들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피아니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준영이 차이콥스키 콩쿠르 출전을 결심한 뒤 유태진(주석태) 교수에게 레슨을 받는 장면에서 들끓는 내면을 표현하듯 속주 파트가 빈번하게 등장했다.

◆ 프랭크 바이올린 소나타 1악장(8회→15회)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는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 프랑크 생전에 유일하게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성 풍부하면서도 형식구조가 논리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드라마에서는 송아의 대학원 입시곡, 정경의 교수임용 독주회 프로그램으로 소개됐다.

1악장은 작곡가가 ‘연애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을 만큼 은은하게 떨리는 마음의 표현처럼 피아노가 낮게 음을 이끌어내며 곧이어 바이올린이 천천히 몽환적인 주제 음을 연주한다. 선율적인 이 첫 번째 동기는 지속적으로 순환 반복한다. 준영을 둘러싼 송아-정경의 삼각관계를 드러낸 곡이자 준영의 반주 문제로 결국 송아-준영 커플이 파국을 맞게 한 '빌런' 곡이기도 하다.

이외 바흐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쇼팽 에튀드, 사라사테 ‘치고이네르 바이젠’,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과 인터메초, 슈베르트 아르페지오 첼로소나타 1악장, 포레 ‘시실리안느’ 등이 시청자 귓전을 매혹했다.

사진=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공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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