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이 월드시리즈(WS)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올시즌 최지만은 그 누구보다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AP=연합뉴스

2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0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LA 다저스가 탬파베이 레이스에 3-1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4승 2패로 3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중계에서 최지만의 얼굴이 계속 잡혔다. 1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가 끝나갈 때쯤 현지 카메라는 최지만의 어두운 표정을 찍으며 탬파베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다.

최지만의 MLB 이야기는 여기서 멈춘 게 아니다. 그는 포스트시즌 내내 다리 찢기 수비를 선보이는 등 MLB가 주목하는 화제의 인물이 됐다. 또한 한국인 타자 최초로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여기에 아메리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선 홈런, 월드시리즈에선 안타와 득점을 하며 또 하나의 한국인 최초 기록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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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은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무적의 게릿 콜의 천적이 바로 최지만이다. 콜은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9년간 3억2400만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으로 계약했다. 최지만의 올 시즌 연봉 85만달러, 조정된 연봉은 31만4815달러다. 하지만 최지만은 콜을 상대로 통산(정규시즌·포스트시즌 합산) 21타수 10안타 타율 0.476,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최지만은 다리 찢기 수비로 탬파베이의 내야수들을 편안하게 해줬다. 악송구를 다리 찢어 잡고 높게 날오는 공을 점프해 주자 태그 아웃 시키기도 했다. 현지에서 이를 주목하자 최지만은 “비시즌에 필라테스를 했다. 그게 전부다. 마이너리그 시절 부상을 많이 당해서 유연해지고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기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며 “많은 사람이 나를 야구 선수가 아니라 체조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입담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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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5년차 최지만은 코로나19로 인해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으로 치른 정규시즌에서 42경기 타율 0.230, 122타수 28안타, 3홈런, 16타점을 올렸다. 기록만 보면 선수 본인도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또한 지난 9월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아픔을 이겨내고 최지만은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탬파베이의 1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큰 도움을 줬고 국내 야구팬에게도 가을 아침에 야구를 즐겨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류현진, 김광현, 추신수 그리고 최지만. 가장 어린 막내가 일을 냈다. 다음 시즌에도 펼쳐질 최지만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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