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에서 1992년 휴거 소동을 조명했다.

2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지상 최대의 인간 증발 - 휴거 1992' 편으로 꾸며졌다.

1992년 9월 11일 추석, 경상남도 마산에서 최씨 할아버지가 성묘를 갔다가 내려오던 중 고압선 철탑에 매달려 있는 젊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 여성의 유서에는 "10월 28일을 앞두고 세상 살기가 싫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슷한 시기, 인천의 한 산부인과에는 임신 3개월의 임산부 김씨가 갑자기 낙태수술을 결심하면서 "10월 28일에는 아이가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을 전했다. 아예 사라진 사람도 있었다. 서울 구로의 경찰서에는 36살 남성 김모씨가 자신의 두 아이와 함께 집을 나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기도 군포에는 한 가족 모두가 통채로 실종됐다. 이들의 공통점 역시 10월 28일을 언급한 것이었다.

대망의 1992년 10월 2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주택가에 3천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사라진 사람들이 나타나기로 한 장소였기 때문.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해 경찰, 구급대원, 국내외 언론사와 방송사까지 몰려든 가운데 10월 28일만을 기다린 신도들이 "휴거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휴거의 뜻은 '예수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해 재림할 때 구원받는 사람을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사람이 많은 곳에는 어김없이 '휴거 전도사'가 있었다. 이들이 나눠주는 저단지에는 "10월 28일 예수님 공중 재림", "666 지옥"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들의 가르키는 것은 종말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종말 전에 예수가 재림해 선택된 자들만 휴거되며, 그때가 바로 1992년 10월 28일 24시라는 것. 전국 240개 교회 신도 10만명이 이 종말설과 휴거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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