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들이 한국을 비롯해 지구촌에 출몰하고 있다. 캥거루족(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 젊은이)은 전 세계적 현상으로, 형태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화된 취업난과 높은 집값이 만들어낸 현실이자 청춘의 노오~력 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슬픈 초상화다.

 

 

1. 미국 ‘트윅스터’

이도저도 아니라는 의미를 지닌 ‘betwixt and between’에서 유래된 '트윅스터(twixter)'로 불린다. 미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8∼34세 미국 여성 중 부모 또는 친척과 같이 사는 비율은 36.4%를 기록,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4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젊은 남성이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도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올라 2014년 42.8%에 이르렀다.

 

2. 캐나다 ‘부메랑 키즈’

미국과 인접한 캐나다에서는 직장 없이 떠돌다 혹은 실직하거나 연봉이 깎여 다시 집으로 돌아와 생활한다고 해서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3. 영국 ‘키퍼스’

영국에서는 ‘부모의 지갑 속 돈을 쏙쏙 빼먹으며 은퇴자금을 바닥내는 아이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이라는 뜻의 영문장 앞글자를 따 ’키퍼스(kippers)‘라고 명명했다.

 

4. 이탈리아 ‘봄보치오니’

이탈리아에서는 성인이 돼서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밤보치오니(큰 아기) 문제가 심각하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사는 18~34세 비율은 65%로 유럽 내에서 이탈리아가 가장 높다. 텔레그래프는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법적 분쟁이 연간 800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5. 프랑스 ‘탕기’

프랑스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탕기’라고 칭한다. 독립을 모르는 28세 아들과 자유를 꿈꾸는 부모의 동상이몽을 다룬 코미디 영화 ‘탕기’(2001년)에서 따온 용어다. 부모와 함께 사는 18~34세 비율은 34%에 이른다.

 

6. 일본 ‘기생독신’

일본은 1990년대 사회문제가 됐던 20∼30대 캥거루족이 30∼40대 중년이 돼도 부모에게 의존해 독신생활을 영위하는 기생독신(Parasite Single) 문제로 고민이다. 일본 총무성 집계에 따르면 2010년 일본의 35∼44세 연령층 중 6명 가운데 한 명꼴인 약 295만명이 기생독신으로 추정됐다.

 

7. 홍콩 ‘캥거루족’

최근 홍콩성시대 도시연구그룹에 따르면 18~35세 홍콩인들 가운데 부모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 비중은 76%에 달한다. 이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살인적인 집값이 주요인이다.

 

8. 한국 ‘신캥거루족’ ‘리터루족’

서울연구원 보고에 따르면 서울 거주 25~34세 청년 10명 중 6명은 ‘캥거루족’이다. 기혼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가구 비중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를 ‘신캥거루족’으로 부른다. 또한 결혼하면서 독립했다가 다시 부모에게 돌아오는 ‘리터루족’으로 끊임없이 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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