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이강인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희망인 이강인이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거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자신의 역량을 가감없이 발휘했다. 발렌시아가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강인의 입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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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에서 발렌시아가 레알 마드리드에 4-1 대승을 거뒀다. 카를로스 솔레르가 페널티킥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레알 수비수 라파엘 바란의 자책골이 발렌시아를 웃게 했다.

이날 이강인은 선발 출전해 80분 동안 그라운드를 휘집고 다녔다. 특유의 탈압박 능력을 보여줬으며 거침없이 전진 패스를 뿌리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후반엔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대를 때리며 위협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레알 수비수들이 이강인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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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이강인은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팀의 주장 다니 파레호가 비야레알로 떠났고 내부적으로도 선수들끼리 파가 나뉜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부터 출전을 하지 못했고 재계약도 미뤘다. 국내 일부 팬들 사이에선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떠나야한다는 여론이 생겼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에게 중요한 미래 자원이다. 현재 이강인 자리에서 이강인 만큼 역할을 해줄 선수는 찾을 수 없다. 현재 이강인은 고메즈와 투톱으로 출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경기에서는 약간 처진 스트라이커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시 전진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많지 않은 발렌시아에게 이강인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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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선발로 나선 리그 경기에서 발렌시아는 3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반면 이강인이 선발로 나서지 않으면 1무 3패의 성적을 거뒀다. 초반 부진을 겪은 발렌시아는 이강인 활약과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무사 등 이강인보다 어린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이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날 경기 후 현지 언론들은 이강인에게 다양한 평점을 내놓았다. 최악이라고 하기도 했고 최고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이 발렌시아 공격에 영향을 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공을 많이 빼앗겼다는 것도 이강인의 포지션 특성상 불리한 점이 있으며 빼앗기지 않았을 때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줬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미래 자원이지만 많은 나날을 벤치에서 보내기도 했다. 아픈 시간을 견뎌낸 만큼 그는 피지컬을 키웠고 더욱 정신 무장한 티가 그라운드에서 나타났다. 이젠 앞으로의 경기가 중요하다. 이강인이 11월 A매치 이후 발렌시아 베스트11에 계속 들어갈 수 있을까. 그에겐 이번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 당당히 팀의 주전으로 활약해야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이젠 유망주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이강인에게서 기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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