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강릉국제영화제(GIFF 2020)가 지난 11월 5일부터 7일까지 개최했다. 강릉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위기 극복에 동참해 고통을 분담하는 의미로 절반의 예산을 강릉시에 반납하고 영화제를 축소 개최했다.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든 기간과 규모였으나 강릉시민과 관객, 그리고 영화·문화·예술인들의 뜨거운 지지에 힘입어 더 큰 도약을 기약하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제2회 강릉국제영화제는 개·폐막식을 비롯한 야외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개막식 대신 약식으로 개막작 상영회를 진행했다. 강릉시 홍보대사인 배우 임원희의 진행으로 열린 개막작 ‘동백정원’의 상영회에는 박광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문성근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이사장,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국내 주요 영화제 수장들이 참석했다. 또한 배우 박정자, 음악가 노영심, 이현승 감독, 헬렌 리 감독 등 영화·문화·예술인들이 자리를 빛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참석하지 못한 국내외 배우 및 영화·문화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은 영상 메시지로 인사를 전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배우 권율, 김수안, 박명훈, 이병헌, 전도연, 한예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강릉포럼'에 참여한 해외 영화제 수장 10인 등이 영상을 통해 한 마음으로 영화제의 개최를 축하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는 개막작과 신설된 ‘국제장편경쟁’ 부문 후보작을 중심으로 총 14개국 25편의 영화를 초청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하며 CGV강릉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모두 오프라인으로 상영했다. 총 좌석 점유율은 82%를 기록했고 온라인으로 예매 오픈한 유료 티켓은 좌석 점유율이 94%에 달해 영화제에 대한 관객들과 강릉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국제장편경쟁' 부문의 최종 후보작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서유럽, 발칸반도 국가, 일본, 미국 등 전세계에서 엄선돼 강릉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8편의 작품들은 사극, 앵티미스트 드라마, 사회 비판, 전기,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는 파트리스 토예 감독의 ‘그물에 걸린 남자’에게 돌아갔고 감독상은 마리온 레인 감독의 ‘인투 더 월드’, 각본상은 사토 지로 감독의 ‘봄을 파는 사람’이 거머쥐었다. 시상식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수상자들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입을 모아 “대단한 영광”이라고 인사를 전하며 “강릉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이 작품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세계 국제영화제 조직·집행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여 'POST COVID-19: 뉴노멀 시대의 영화제’라는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제 패러다임을 논의한 ‘강릉포럼’이 국내외 영화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해외패널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해 온택트로 참여했으며 국내패널은 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는 개폐막식을 비롯한 야외 행사를 모두 취소했으나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시민참여형 핵심 프로그램은 일부 선별해 개최했다. 강릉은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의 김시습,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 그리고 조선시대 대표적 작가인 허난설헌, 신사임당의 고장으로 여전히 많은 문인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공간이다. 이에 걸맞게 영화와 문학이라는 두 예술장르를 아우르는 토크 프로그램 '배롱야담'과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섹션의 스페셜 토크를 통해 관객과 영화, 문학인이 만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강릉국제영화제는 지역 영화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 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영화제의 시작과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강릉시, 사회적협동조합 인디하우스와 함께 특별상영회 ‘Film in Gangneung 2020’을 개최해 강릉에서 완성된 영화 15편을 극장 상영하고, 강릉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들에게 지원금을 전달하는 등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강릉 영화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했다. 올해 영화제 기간 중에는 '2019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 선정작 3편을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강릉 영화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2020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을 공모하고 최종 선정작 3편을 발표했다. 총 105편의 지원작 중 서류 심사 및 온라인 면접을 거쳐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강릉 영화인의 참여나 강릉지역 로케이션의 활용 정도가 두드러진 작품들을 엄선했다. 강릉국제영화제는 ‘그러니까 전원을 잘 껐어야지’(유미선 감독), ‘리셋’(박중언 감독), ‘8월의 크리스마스’(이가홍 감독) 등 최종 선정된 세 작품에 각 1000만씩, 총 3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완성된 작품은 2021년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에서 최초 상영한다.

강릉시민과 관객, 영화인들의 뜨거운 호평과 지지 속에 제2회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강릉국제영화제는 내년에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강릉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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