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이 다가오면서 ‘노벨상의 꽃’이라 불리는 문학상이 지난해 포크싱어 밥 딜런 선정처럼 다시금 파격 인물을 선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최근 5개 부문 수상자 발표일을 공개했다. 10월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3일), 화학상(4일), 평화상(6일), 경제학상(9일) 등 수상 일정이 발표됐다. 그러나 문학상은 관례대로 후보와 날짜가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목요일에 수상자를 발표해온 관행에 따르면 10월5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노벨문학상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작가에게 돌아갔다. 2015년 다큐멘터리 로포작가 알렉시예비치, 2016년 음유시인 밥 딜런이 영예를 안았다.

 

 

역대 수상자들을 유력 후보로 예측해온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가 11일 공개한 베팅률에 따르면 아프리카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케냐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79)가 배당률 4대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식민지 경험을 바탕으로 반제국주의적 문학세계를 펼쳐온 시옹오는 영국 유학 시절 발표한 장편 데뷔작 ‘울지마, 아이야’(1964)를 시작으로, 대표작 ‘한 톨의 밀알’(1967)을 출간하면서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다. 정치적 탄압으로 조국에서 투옥되기도 한 그는 1982년 미국으로 망명해 교수와 작가로서의 생활을 이어갔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지난해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했고, 수차례 방한한 적이 있다. 국내에는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 ‘피의 꽃잎들’(민음사) 등 대표작들이 번역돼 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8)는 배당률 5대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초창기 작품 세계는 개인의 내면을 세기말 감수성과 가벼운 터치로 다뤄왔으나 옴진리교 사건을 다룬 르포집 ‘언더그라운드’와 장편 ‘해변의 카프카’ 이후 좀 더 철학적이고 무거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2006년 카프카상, 2009년 예루살렘상을 받으며 문학성을 인정받았고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에선 일본의 난징대학살을 끌어들이는 등 사회·역사적 이슈로까지 확장시켰다. 대중과 순수의 경계를 오가는 그의 작품은 일본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인기가 높다. 수년 간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6대1로 배당률 3위를 기록한 작가는 캐나나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마가렛 애트우드(78)다. 시, 소설, 문학평론, 에세이 등에서 고른 저작을 선보이며 부커상, 카프카상과 함께 과학소설에 돌아가는 아서 C 클라크상까지 받았다. 대표작은 올해 TV 시리즈로도 제작돼 화제를 모은 ‘시녀 이야기’(1985)다. 기독교 근본주의 정권이 들어선 가상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여성이 출산 노예처럼 취급되는 세상을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페미니즘 확산을 고려하면 가장 시의에 맞는 작가이기도 하다.

한편 매년 수상 후보에 오르곤 했던 한국의 고은 시인은 배당률 16대1로 10위를 차지했다.

사진출처= 민음사, 문학동네, 황금가지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