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은 공포감과 허탈함을 동시에 가져다줬다. 

 

 

2X년간 사용해 온, 건강·출산과 밀접하게 관련된 매달 쓰는 제품이니 무서웠고, 방사능 유출 등 여러 사건 때마다 해당 지역에서 제조한 생리대를 걸렀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한 친구는 그동안 생리통 등 여러 문제를 오롯이 스스로의 잘못으로 생각해왔던 것에 대해 울분이 터졌다고도 했다.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 고민한 끝에 면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면생리대는 일반 날개형 생리대같은 모양인데, 그 안에 안감을 넣은 후 똑딱이로 속옷에 채워 쓰는 방식이다. 빨아써야 한다는 생각에 사용할 엄두가 안 났었는데, 써보니 왜 진작 안 썼을까 싶다. 

GOOD! 착용감은 신세계  

그야말로 신세계다. 뽀송뽀송 산뜻! 처음 살갗과 닿는 순간 너무 부드러워 깜짝 놀랄걸? 조금 오버하자면 그냥 속옷을 입은 것 같다. 이후 일반 생리대는 전혀 못 쓰게 되는 부드러움이다.

GOOD! 경제적으로도 이득 

보통 평생 1만6000여개의 생리대를 쓰는데, 600만원 정도가 지출된다고 한다. 빠듯한 생활비에 생리대 구입은 큰 부담이다. 그러나 면생리대는 한번 산 후 계속 빨아 쓰면 된다. 한나패드 일주일 패키지 기준 13만1900원에 살 수 있는데, 초기 투자비용은 높아도 계속 쓴다고 생각하면 훨씬 이득이다. 

GOOD! 생리통 없음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생리통이 싹 사라졌다. 원래도 생리통이 아주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면생리대 착용 후 정말 놀랍게도 아랫배에 오던 통증이 없어졌다. 이렇듯 급격히 사라진 걸 보니 플라시보 효과가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아무튼 효과를 간증합니다.

GOOD! 냄새 없음

면생리대를 사용하면 불쾌한 냄새가 없고 피 냄새만 난다는 후기들을 여럿 봤지만, 그래도 그다지 믿음은 안 갔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꿉꿉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생리가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게 된 데는 이 냄새도 한 몫한 것 같아서 새삼 억울한 부분이다. (그 불쾌한 냄새는 생리대 속 화학흡수체가 생리혈과 결합했을 때 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GOOD! 환경보호까지 

면생리대를 쓰는 것은 가장 좋은 환경보호다. 생리대는 썩는 데 수십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나날이 악화되는 지구를 나의 면생리대 사용으로 지킬 수 있다.

GOOD! 다들 잘못 붙였다가 생리대 버린 적 있지?

생리대 접착부분을 속옷에 두어번 잘못 붙였다가 못 쓰게 되거나, 잘못 붙여 피가 샌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면생리대는 그대신 금속 똑딱이를 써 그럴 걱정이 없다. 

SO SO 세탁…이 좀 번거롭지만 생각만큼 귀찮지 않음

빨래가 가장 부담됐다. 심하게 게으른 내가 면생리대를 빨아서 관리할 수 있을까. 그런데 생리대로 꽉 찬 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우는 귀찮음과 비교하면 별반 차이도 없는 것 같다. 잘 빨릴까 걱정했는데, 생각외로 깨끗이 세탁되고 매일매일 할 필요도 없다. 

우선, 색이 변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빨간 대야를 하나 마련한다. 사용한 생리대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는 애벌빨래를 한다. 몇 개가 모이면 세탁기에 넣어 다시 한번 세탁한다. 빨아야 할 시기만 지킨다면 깨끗이 세탁할 수 있다.

BAD 양이 너무 많을 땐 일회용 써야지 뭐… 

집에 있을 땐 괜찮지만, 어쩐지 외출할 땐 불안감이 동반된다. 밖에 있을 때 갑자기 양이 많이 나와 새면 어떡하나 싶은 거다. 평소 나오는 양을 참고해 생리대 여분을 챙겨다니면 된다. 양이 너무 많아 감당이 안될 것 같다면 일회용 생리대를 가지고 다니길.

BAD 핏은 좀 에러?

양이 많은 날 생리대에 안감을 많이 넣으면 부피가 불어나는데, 몸에 딱 붙는 옷을 입을 땐 아무래도 표가 난다. 예쁜 핏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데, 이것이 부담된다면 아래까지 길게 내려오는 겉옷을 입거나 헐렁한 치마,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사진=한나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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